시간의 참 행복을 찾아서
시간의 참 행복을 찾아서
  • 경남일보
  • 승인 2020.01.0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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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한국국제대교수)

 


경자년의 새해가 밝았다. 새해라고해서 그냥 흘러가는 시간 속에 하루라는 블록으로 구분돼 있는 하나의 시간으로만 생각할 수 없다. 새해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해맞이를 하면서 새로운 각오를 해본다.

어릴 적 책상 위에 선을 긋고 서로의 영역을 지키려 친구와 옥신각신했던 일은 어느새 한편의 아름다운 옛 이야기가 돼버렸다. 그럼에도 나의 가슴 속 깊이에 살아 있는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이다.

지난 시절, 동네 어귀에서 해가 서산에 진지 오래됐지만 친구와 함께 마냥 뛰어놀다가 부모님께 혼이 나기도 하고, 강가에 소 풀을 먹이러 가다가 배가 고파 참외 수박 서리를 해 잡혀서 야단맞던 일. 그런 시간이 흘러 어느새 성인이 된 지금, 삶의 힘겨움 속에 무엇인가에 쫓겨 피곤함과 사투를 벌이면서 살아가고 있다.

오늘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여유 없이 사람들을 어디론가 몰아붙이는 것 같다. 기본이 무너지면 그 사회는 가치관을 잃고 표류하게 되고 혼란한 상황으로 몰린다. 조직사회에서 일과 대인관계는 우리의 소중한 시간을 할애하는데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 누구를 위해서라기보다 자신의 행복한 시간을 위해서 시간이 쓰여 지기를 소망해 본다.

현대인은 너무 바쁘고 힘들어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을 갈구하지만 막상 일이 없는 여유로운 시간이 돌아오면 쉬지 못하고 오히려 불안해하는 일중독에 빠진 사람들도 많다.

우리는 시간의 틀 속에서 무엇을 위해 고민하고 괴로워해야 하는가? 먹고 살아야 하는 아주 지극히 당연한 일로 시간의 노예가 된 지가 오래 됐다.

직업과 일은 우리 인간이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꼭 투자해야할 요소다. 하지만 너무 지나칠 정도로 무의식 속에서 마법에 이끌린 듯 순수의지보다 생존의지로 시간이 할애되고 있다.

자신이 진정으로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조차 가늠하기 힘든 상태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럼에도 자신이 뜻이 아닌 타인의 눈치를 보며 그것이 행복이라 생각하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문해본다.

우리는 기억한다. 어릴 적 삶 속에서 아무런 기대가치 없이 순수한 시간들로 채워졌던 어린 시절을, 그리고 그 행복을…,

2020경자년 새해, 앞으로 그런 시절에 누렸던 것처럼 행복이 더 많아지길 기대해본다. 어린 시절 나에게 준 행복의 시간들 속에 조용히 눈감고 시간 여행을 떠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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