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사소한 것들에 대하여
작고 사소한 것들에 대하여
  • 경남일보
  • 승인 2020.01.0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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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대 진주시청 주택경관과 팀장

 

 

2020년 경자년(庚子年)은 ‘하얀 쥐의 해’ 입니다. 하얀 쥐는 매우 지혜로워 사물의 본질을 꿰뚫는데 능숙하고 생존 적응력까지 뛰어나다고 합니다. 새해에는 사물의 본질을 꿰뚫는 지혜는 아닐지라도 작고 사소한 것들에서 찾을 수 있는 행복과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그런 지혜를 갖고 싶습니다. 나를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않고 비켜서서 작고 사소한 것에 귀 기울이려 합니다. 작고 사소한 것들 사이에는 무수한 틈이 있어 커다란 공간으로 열려있습니다. 서로 강요하지도 않고 밀착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빽빽한 숲은 하늘을 바라볼 수 없고 나무들은 호흡을 할 수가 없습니다. 햇빛을 받아들이고 호흡을 할 수 있도록 틈을 내주어야 합니다. 그러하듯 우리 삶도 너무 밀실하게 계획되어 있는 날들에 쉼표를 만들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행복을 위해서는 얼마나 작은 것으로 충분한가! 최소한의 것, 가장 부드러운 것, 도마뱀의 살랑거리는 소리, 하나의 날개짓…, 작은 것들이 최고의 행복을 이루고 있다. 침묵하라’ 라고 말합니다.


길을 걷다가 무심코 바라보는 하늘, 돌담 사이 고개를 들고 있는 작은 풀꽃의 하늘거림, 상처 난 나무 가지에 불어오는 바람, 이처럼 작고 사소한 것들에서 우리는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름답고 행복한 기억은 대부분이 작고 사소한 일에 관한 것들입니다. 어릴 적 처음으로 받아보던 끈 달린 운동화, 얼음물에 빠진 발을 주물러주던 따뜻한 형의 손, 운동회 만국기 사이로 하늘거리던 코스모스, 이런 추억을 상상해보면 저절로 웃음이 배어나옵니다. 작고 사소한 것들은 이렇듯 내면 공간에 긴 여운과 여백을 남깁니다.

누구나 태어나서 마지막 죽음으로 가는 길에 저마다의 계획과 목표를 세웁니다. 나의 능력과는 달리 대기업 등 일류 직장을 구하고, 돈도 많이 벌고, 좀 더 높은 지위에 오르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히곤 합니다.

욕망은 탐욕, 집착, 갈구, 시샘, 애착, 과욕, 이기심, 성욕, 불만족으로 나타납니다. 욕망은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 불만족이 생겨 괴롭습니다. 원하는 대로 이루어졌다고 해도 만족감은 그리 오래가지 않습니다. 우리가 목표하고 계획하는 삶의 여정 속에서도 일상이 갖는 소소한 행복을 놓치지 말아야겠습니다. 작고 사소한 것들이 내어주는 소중한 가치를 발견한다면 삶은 좀 더 풍요로워질 것이며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하겠습니다.

박영대 진주시청 주택경관과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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