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갈등에 국내 산업계 비상
美·이란 갈등에 국내 산업계 비상
  • 연합뉴스
  • 승인 2020.01.08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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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화학·항공·해운업계 수급 영향·유가 급등 부담
건설업계 중동 수주 직격탄…조선·자동차도 예의주시
이란 혁명수비대가 8일(현지시간) 새벽 이라크 미군기지 두 곳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면서 미국과 이란 간 전운이 고조되자 국내 산업계가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까지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한 것은 없지만 이란이 중동 내 미국 우방국의 석유 시설을 공격하거나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최악의 카드’에 대한 우려감이 업계 전반에 가중되는 상황이다.

8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당장 석유 수급이 직접적인 영향권에 든 상황은 아니지만 사태가 장기화해 국제유가가 급등할 경우 정유·화학업계는 물론, 유류비 비중이 큰 항공·해운업계 등 관련 업계에도 줄줄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날 오후 개최한 ‘석유·가스 긴급 상황점검 회의’에서 정유업계와 한국가스공사는 현재까지 중동 지역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원유·액화천연가스(LNG) 운송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이란이 석유 시설을 공격하거나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당장 석유 수급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그러나 중동 리스크가 계속 확대하면 불안감이 커진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산유국이 원유를 수출하는 길목으로,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호르무즈 해협이 군사 충돌로 막히면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오르리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올 정도다.

항공업계 역시 항공사별로 유류할증료와 유류 헤지, 비축유 등으로 유가 급등 상황에 대비하고 있기는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실적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유류비는 통상 항공사 영업비용의 25∼30%를 차지하고 있다. 연간 3300만 배럴의 유류를 소모하는 대한항공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를 경우 연간 3300만 달러(한화 약 385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오랜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 올해 재도약을 기대하던 해운업계 역시 초긴장 상태다. 유가 상승에 민감한 해운업의 특성상 유가가 오르면 자동으로 영업이익률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보험료 폭등 가능성 등도 부담이다.

건설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최근 해외 건설 수주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미국과 이란간 전면전이 발생할 경우 우리 건설업계의 텃밭인 중동 전반으로 위기감이 확대되며 수주에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자동차 업계 등도 이번 사태가 확산할 경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선업계는 사업 발주·수주부터 인도까지 2∼3년이 걸리는 등 호흡이 길기 때문에 당장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해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세계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선박 발주가 줄어드는 등 여파가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역시 중동 상황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이란은 이미 판매 규제 등 제재를 받고 있어 현지에 주재원이 없고 판매도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사태 장기화 시 중동 판매에 영향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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