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으로 상감한 칼
금으로 상감한 칼
  • 경남일보
  • 승인 2020.01.0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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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함안군 가야사담당관

 

2012년 8월 14일자 조선일보에 ‘일제 때 출토된 백제 철제대도, X레이 찍어보니 금으로 새긴 무늬 왜왕에게 준 칠지도와 유사’라는 글이 실렸다.

같은 해 8월 17일 문화일보에도 ‘백제 쇠칼의 비밀’ 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전시유물 교체를 위해 1933년 발굴한 공주 송산리 제29호분의 금속유물들을 촬영한 결과 칼의 몸체 양면에 금으로 상감한 봉황과 초화, 구름무늬가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백제에서 발견된 대도 중에서 금으로 상감한 유일한 것으로 이와 유사한 백제의 대도는 369년 근초고왕(제13대 왕 재위 346~375년)이 자신의 아들인 근구수를 왜의 후왕으로 임명하면서 내린 칠지도 뿐이다.

칠지도는 칼몸에 금으로 61자의 한문 ‘泰(和○)四年五月十六日丙午正陽造百練鋼七支刀生벽百兵宜供供侯王○○○○(祥○)先世以來未有比刀百濟王世子奇生聖(德○)故爲倭王旨造傳示後世’이 새겨져 있다.

글자가 잘 안보여 이의 해석을 놓고 한일학자 간에 논란이 있지만 근초고왕이 만들었다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견해이다.

아무튼 문화일보는 이런 백제의 상감기법이 가야로 전파됐다며 그 증거로 합천 옥전고분군 대도와 함안 마갑총에서 발견된 환두대도에 베풀어진 상감기법을 제시하고 있다.

철제금은상감환두대도로 불리는 함안의 둥근 고리칼은 길이 87.8cm이며 칼집은 나무로 추정되는데 역시 칼의 몸체에 상감된 부분이 있다.

칼끝에서 7cm가량 떨어진 부분부터 손잡이 앞까지 59.5cm의 칼등에 금으로 된 톱니모양의 거치문이 있는데 표면에 홈을 판 후 금사를 박아 넣고 연마한 것이다.

환두에도 동일한 무늬를 상감했고 톱니 사이에 지름 0,2cm의 은이 상감된 원도 있다.

이런 장식은 주인의 위엄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손잡이를 금도금을 한 은판으로 감싸고 금판과 은판으로 환을 씌우는 등 온갖 정성을 다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최근 말 갑옷과 함께 보물 제2041호로 지정된 이 칼은 아라가야의 철기문화를 잘 보여주는 명작으로 함안박물관에서 볼 수 있다.

오랜 세월동안 부식되어 금으로 상감한 부분을 눈으로 직접 볼 수는 없지만 마음으로 칼을 본다면 어찌 복을 받지 않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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