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단상]깊어가는 겨울만큼 생각하는 삶으로
[월요단상]깊어가는 겨울만큼 생각하는 삶으로
  • 경남일보
  • 승인 2020.01.1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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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수필가
누구나 자신의 개성대로 살아가지만 때로는 자신에 대한 생각을 아니할 수 없다. 지나온 세월을 돌이켜보면 삶의 때가 짙은 얼룩무늬를 꺼내 볼 수밖에 없는, 그래서 지금껏 관용이라고 굳게 믿고 살아 온 자신의 삶의 길에서, 너그럽고 긍정적인 삶을 살아가리라는 자신의 생활에 느껴보지 못한 그 어떤 내면의 세계를 들여다보며 그 무엇을 발견하게 되는 건 아닐까?

남을 배려하는 삶을 살아가리라 해놓고 나를 미워한 자에겐 잘못을 깨치고 부끄러움을 느끼면서 괴로움이 함께하길 바라는 심보를 가진 건 아니었을까. 아니 그가 잘못되기를 은근히 바라는 그 마음이 과연 우리에겐 없었단 말인가. 어쩌면 그가 많은 이들에게 미움 받기를 기다려 그의 옳지 못한 행동 또한 더 많은 사람들에 의해 체면이 깎이기를 기다려 왔는지도 모른다.

자신이 쓸쓸하고 외로워짐으로써 삶에 더 좋은 기쁨을 얻기 위해 누구와도 다른 자기만의 무엇을 내세우고 싶었으리라. 아니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며 살아간다는 그러한 자부심 때문에 좋은 삶이 지속되리라는 속셈을 은근히 기대한 건 아닐까. 차라리 황혼의 나이에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의 일에 몰두할 수 있는 계산의식부터 작용 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우린 지혜롭진 못하더라도, 남이 잘 되길 바라며 내가 좀 밑지며 사는 아량, 이런 걸 받아드리는 삶이 우리에겐 정말 필요한 건 아닐까? 주의 사람에게 피해 입히고, 자신의 비 양심을 숨기고 피해자에게 덮어씌우려 한다면 정말 바라지 않는 불행한 일은 찾아올 수도 있다. 그래서 깊어가는 겨울만큼 생각하는 삶으로 새로운 모습을 찾아 자신에게 감성과 지성 그 내면의 세계를 키워 나가도록 해야 한다.

누구든 자신이 정한 삶의 길에서 애매하고 답답하고 외롭더라도 마음을 다스린 다음 탐욕 없는 길을 걸어가야 한다. 온갖 사물도 말없이 자신을 돌아보고 다음 계절을 준비하듯, 황혼의 나이에 초조하지 않을 웃음을 만들어 가며 깊어가는 겨울만큼 생각하는 삶이 되어보자. 피해 입은 그 자리에 서로를 살펴주는 불빛이 되어 아름답고 향기로운 일이 지속되기를 바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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