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강홍의 경일시단] 가깝고, 먼
[주강홍의 경일시단] 가깝고, 먼
  • 경남일보
  • 승인 2020.01.1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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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 먼

/김서하



달아나도 제자리로 돌아오는 시계바늘처럼

근경과 원경은 정오와 자정처럼 애매하다

낮과 밤의 경계는 흑백처럼 선명하지만



누가 낮이고 누가 밤일까

나와 당신의 시선이

타인의 팔처럼 부딪치고 지나가는

이곳과 저곳의 거리엔

한마디에 멀어지는 간격과

밀착할수록 위험한 사이가 숨어 있다



이중적 거리

두려운 간격

당신의 왼쪽과 나의 오른쪽 사이엔

안개가 자주 끼고 고장 난 신호등이 있다



벤치의 끝과 끝에 앉는 우리들

돌아서는 거리는 측정이 어렵고

서로 반경 안에서 떠돈다

끌어당기지 않으면서 사랑한다

밀어내지 않으면서 증오한다



두 개의 1인 극장

가깝고, 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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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사이란 말은 많이 쓰이면서도 무척 어려운 말이다.

멀고도 가까운 사람이란 것도 쉽지 않은 말이다. 원형의 고무줄처럼

탱탱한 긴장감 속의 인과관계는 절대란 것은 있을 수 없다. 놓으면 제 자리로 돌아간다.

압축하여 밀도가 높을수록 자세히 보이고 한계치에 다다르면 폭발력도

크다. 결국 사람 산다는 것은 얼추 맞추어 사는 것이다.

익숙한 이별과 다시 만남은 늘 일상의 반복이다. 사랑하는 것들엔

모두 모서리가 있다. 모서리는 통증을 요구하지만 우린 익숙해있다.
 
/주강홍 진주예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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