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단속 때 다른 사람 신분증 낸 30대 무죄
음주단속 때 다른 사람 신분증 낸 30대 무죄
  • 김순철
  • 승인 2020.01.13 18: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법원 ‘술집서 주운 신분증 제시, 신분 속이려는 고의 없었다’ 주장 받아들여
다른 사람 신분증 신고·반환하지 않은 사실과 음주운전 혐의는 벌금형
타인 신분증을 음주운전 단속 때 제시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회사원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7단독 호성호 부장판사는 술집에서 주운 다른 사람 주민등록증을 음주단속 경찰관에게 제시하고 음주운전 적발 서류에 다른 사람 이름으로 서명을 한 혐의(공문서부정행사·사서명 위조행사)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36)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호 부장판사는 실수로 지갑에 넣어둔 다른 사람 주민등록증을 제시했을 뿐이고 음주운전 적발 서류에도 이름을 흘려 쓴 탓에 다른 사람 이름처럼 보였을 뿐이라는 A씨 주장을 받아들였다.

호 부장판사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씨가 신분을 속이려는 인식이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힘들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창원시에서 한밤중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이때 그는 부산시 한 주점에서 주워 지갑에 보관 중이던 타인의 이름으로 된 주민등록증을 제시했다.

음주단속 서류를 작성할 때는 흘림체로 이름을 적어 냈다.

공교롭게도 주운 주민등록증에 적힌 사람은 그와 같은 성(姓)이면서 이름 마지막 글자도 비슷해 서명한 이름이 a씨 진짜 이름인지, 다른 사람 주민등록증에 적힌 이름인지 제대로 분간하기 어려웠다.

호 부장판사는 A씨가 지갑에서 신분증을 꺼낼 때 자신의 것인지 확인하지 않았고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점, 단속과정에서 A씨나 단속 경찰관 모두 A씨의 진짜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던 점 등을 근거로 A씨가 신분을 속이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또 A씨가 순찰차 보닛 위에 음주단속 서류를 올려놓고 서명을 한 점을 고려하면 이름을 흘려 쓴 것이 신원을 감추려 한 정황을 나타낸다고 단정하기 힘들다고 결론 냈다.

호 부장판사는 그러나 A씨가 다른 사람 신분증을 주웠는데도 신고하거나 반환하지 않고 음주운전을 한 혐의에 대해서는 벌금 450만원을 선고했다.
 
김순철기자·일부연합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