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부산·울산 대표할 명문대학 육성해야”
“경남·부산·울산 대표할 명문대학 육성해야”
  • 박철홍
  • 승인 2020.01.1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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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환 부산대학교 총장 인터뷰

창의적·융합적 우수인재가 광역권 발전 이끌어
경·부·울, 수도권 편중에 맞설 또 다른 중심축
수돗물 동남권신공항 등 공동노력으로 풀어야

지난해 경남·부산·울산 지역 발전을 위한 민간 차원의 유의미한 움직임이 있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수도권 집중화에 대응해 분권형 지역균형발전 국가로의 전환을 모색하기 위한 민간주도 협의체인 ‘동남권발전협의회’가 지난해 5월 부산에서 출범했다. 이어 11월에는 발기인총회 및 공동위원장 첫 회의를 개최하고 국가균형발전과 부울경 혁신성장을 위한 본격적인 협의에 들어갔다.

‘동남권발전협의회’ 상임위원장인 전호환 부산대 총장은 1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수돗물 공급 문제 해결과 동남권 신공항 건설에 대해 3개 지자체와 주민들의 공동 협력과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대학과 지역과의 지속적인 상생 발전을 위한 노력이 중요하며, 경남·부산·울산 광역권을 아우르고 대표하는 명문대학을 키우고 학령인구 급감에 대비해 연합대학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밝혔다.



-동남권발전협의회의 설립 취지는.

▲김경수 경남지사가 올해 1월 2020년 신년사에서 동남권 메가시티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선언한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김 지사는 경·부·울 초광역 협력을 강화해서 동남권을 또 하나의 수도권, 메가시티 플랫폼으로 만들겠다고 비전과 포부를 밝혔다. 특히 그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플랜으로 ‘교육혁신’을 주창하고, 우수인재가 머무는 곳에 기업이 따라오고 일자리가 마련된다고 본 것에 100% 공감한다.

오랫동안 누적돼온 수도권과 지역 간의 격차가 다시 벌어지면서 국가적 지상과제인 지방분권은 더 멀어지고 있다. 지역 간의 갈등사례는 빈발하는데, 해결은 오히려 소극적이다.

동남권 지역은 과거 대한민국 경제 고도성장의 심장이고 상징이었다. 경·부·울은 처음부터 하나였다. 그간 행정 분야나 상공계 등 각 분야별로 개별적으로 운영되어 온 경부울 지역 간 협력구조를 통합적인 협의구조로 확대가 필요하다.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경·부·울 동남권 지역이 수도권 편중과 일극 체제에 맞서 지역균형발전 문제를 풀어갈 또 다른 중심축이 충분히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활동보다 한 단계 진일보한 대응과 민간 주도의 협의가 선행될 필요가 있어서 산학관민이 의기투합해서 ‘동남권발전협의회’를 구축하게 된 것이다. 동남권광역연합의 도입을 통한 3개 광역시도 간 공동현안 해결과 상생발전은 동남권 지역에 중요한 해법이 될 수 있다.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오히려 더 높아지고 있다. 수도권과 지역 간의 격차가 다시 심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심각한 수도권 일극 체제로는 더 이상 우리나라의 미래는 없다. 우리보다 잘 사는 세계 어느 나라도 이런 사례가 없다. 연방제에 가까울 정도의 지역분권을 실시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은 헌법 개정이 늦어져 실현이 지연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우리나라 수도권 인구는 2568만 명으로 총인구의 49.7%에 달한다. 이는 영국 런던의 13.5%, 도쿄의 10.8%, 파리의 3.4%, 뉴욕의 2.6%에 비해 월등히 높다. 장차 소멸 위기에 처한 우리나라 시군구가 97개로 전체의 42.5%나 된다. 인구 감소에 따라 학령인구도 급감하고 있기 때문에 경남과 부산·울산 아우르고 대표할 수 있는 연합대학을 빨리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수도권에 대응할 수 있는 광역권이 경남·부산·울산인데, 이 동남권을 대표할 명문대학을 키워내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이고 지역발전 전략이기도 하다.


-동남권 지역 발전에 왜 대학이 먼저 주도하고 나섰는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대학이 어떤 역할과 기여를 할 수 있나.

▲미국이나 중국 등 다른 주요 국가들 사례를 봐도 세계적인 명문대학은 수도권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전국에 걸쳐 골고루 분산되어 위치하고 있다. 수도권에 편중된 우리나라만 기형적 현상을 보이고 있다. 각 지역에 소재하고 있는 명문대학들은 그 소재지를 중심으로 한 광역권의 지역발전을 이끌고, 일자리도 창출하는 역할을 한다.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우수인재가 있는 곳에 기업이 모여들고, 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전국에 소재한 명문대학들은 도시의 발전을 위해 아이디어나 문화와 지식, 기술 외에도 도시에 젊음과 활기를 제공하는 역할을 해준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국가적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각 지역의 특성과 강점을 살린 고등교육 생태계를 통해 지역을 이끌어갈 우수인재가 육성되고, 이들이 지역발전을 이끄는 국가균형발전의 선순환 구조가 대학에서 시작될 수 있다.

특히 국립대학은 전국 각 지역의 교육과 연구 생태계를 활성화 하고, 지역의 혁신성장을 견인하고 이끄는 거점 역할을 담당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대학과 경·부·울 지역사회와 상생과 관련한 구체적인 방안은.

▲예를 들면 지역 산업체와 대학 간에는 공동기술개발과제 도출, 대학생 인턴십 프로그램 운영, 산업체 인력의 재교육을 위한 출장교육 및 맞춤형 교육과정 개발, 신기술 지도 및 자문 등에 관한 사항을 추진해볼 수 있다.

또 지자체 및 정부기관과 대학 간에도 지역혁신 산업정책 개발, 우수 산업체 및 연구기관의 지역 유치, 지역의 우수 연구개발 인력 양성계획 등에 함께 머리를 맞대고, 연구소와 대학 은 신기술 동향 분석과 우수 연구 인력의 양성을 협의할 수 있다. 실제로 부산대는 올해 교내에 ‘지역혁신협력팀’을 신설하여 부산시의 ‘시 산학협력단’과 연계하여 지역의 현안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학관연 네트워크를 강화해서 각 권역별로 지역산업과 연계한 특성화 유도로 대학은 지역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며 지역사회와 산업의 동반성장과 혁신성장을 유도할 수 있다. 산업체, 대학, 지자체 및 정부기관, 연구소 등이 연계하여 신지식 및 신기술을 개발하거나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 체제를 구축이다.

그러려면 각 지역과 도시에서 각각의 강점분야 경쟁력 제고를 통해 지역발전을 이끄는 공적인 역할과 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정부의 집중적인 국립대 육성사업과 정책, 지원도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경남·부산·울산 광역차원의 발전을 위해 공동 노력을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20여 년째 갈등을 겪고 있는 수돗물 공급 문제도 통 큰 합의가 필요하고, 동남권신공항 문제도 경·부·울 3개 광역단체와 주민들이 함께 공동노력을 해나가야 하는 시급한 과제이다.

사람에게 먹는 식수는 굉장히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인데, 현재 낙동강 녹조로 인한 수돗물 불신이 가중되고 있고 발암물질도 증가 추세에 있다고 한다. 수돗물 해결을 위해 현재 추진 중인 강변 여과수 활용방안은 근본적인 방안이 아니다. 하루 6만t 규모의 취수를 위해 창녕군 인근 낙동강변에서 시험 중인데,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부산시민들도 결국 인근 경남과 울산에서 건너온 분들이지 않나. 김경수 도지사나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도 후보시절에 시민들의 생명수인 동남권의 맑은 물 확보를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상생협약 체결을 맺은 바도 있다. 3개 지자체와 단체장, 주민들이 수질개선과 풍부한 유량 확보를 위해 함께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그리고 동남권신공항 건설 또한 수도권 일극 체제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인 경남과 부산, 울산 동남권을 발전시키고 일대 도약할 수 있는 주요 공동과업이다.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야 광역교통권을 확보하고 경계를 넘어 생활공동체로 연결돼 나갈 수 있다.

박철홍기자 bigpe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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