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가야 수장의 위엄
아라가야 수장의 위엄
  • 경남일보
  • 승인 2020.01.16 14: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정래 함안군청 가야사담당관
조정래 담당관
조정래 담당관

 

삼국사기 권 49 열전 제9에 연개소문에 대한 글이 있는데 “몸에 다섯 자루의 칼을 차고 있어서 좌우가 감히 쳐다보지도 못했다”는 구절이 나온다.

이는 그때의 사회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당시는 철기가 꽃피던 시기였으며 그중에서도 칼은 살상의 최첨단 무기였다. 전쟁터에서의 칼의 위력을 생각해 보면 아마 일반인들은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칼을 두려워했을 것이다.

더구나 한 자루도 아니고 다섯 자루나 차고 있으니 그 위엄이 얼마나 대단했으랴. 그러니 좌우 어디에서도 감히 쳐다보지도 못했다고 한 것이다.

하지만 그런 연개소문의 위엄도 아라가야 수장에게는 비할 바가 못 된다.

말이산 8호분에서는 74.2㎝의 둥근 고리칼(환두대도), 부식되어 70.3㎝만 남은 금으로 손잡이를 장식한 대도, 21.5㎝만 남은 대도와 함께 소도 한 자루, 도 일곱 자루, 검 두 자루 등 총 열세 자루의 칼이 출토되었다.

5호분에서도 44.5㎝의 대도 등 세 자루, 도 열 자루 등 총 열세 자루의 칼이 나왔다.

6호분도 부식되어 40.2㎝만 남은 은제 둥근 고리칼과 39.4㎝, 33㎝만 남은 대도 두 자루, 도 네 자루 등 일곱 자루가 나왔다.

연개소문은 다섯 자루만 차고도 좌우가 감히 쳐다보지도 못했는데 열세 자루를 찬 사람의 위엄은 어떨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아마도 전후좌우 사방팔방에서도 그를 바라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터다.

또한 6호분과 8호분에서도 마갑총처럼 말 갑옷이 나왔는데 아라가야 수장을 보호하는 철기의 역할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한편 문54호분에서 발굴된 금제쌍룡문장식대도는 환두 전체를 순은으로 만든 유일한 것이며 금으로 만든 두 마리 용 장식이 덧붙여져 있다.

2017년 발굴된 72㎝의 은상감대도는 정면으로 본 봉황의 모습을 칼몸 전체에 은으로 새겼는데 이는 국내 첫 사례이다.

뿐이랴. 4호분의 43.9㎝만 남은 둥근 고리칼은 칼집도 쇠로 만들었으며 손잡이에 마를 감고 다시 비단을 감아서 사용한 것이다.

아라가야의 수장. 많은 유물이 도굴되어 본 모습을 잃었지만 여전히 찬란한 위엄을 드러내고 있다.

한때 사라진 왕국, 비운의 왕국으로 불렸던 가야가 우리 눈앞에 선연히 드러난다. 우리가 가야사를 소중히 여기고 이를 바탕으로 가야사를 새롭게 정립해야하는 이유이기도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