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흉물이던 달동네에 사람 향기가 분다
도심 흉물이던 달동네에 사람 향기가 분다
  • 강진성
  • 승인 2020.01.1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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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진주 옥봉 새뜰마을사업 준공…원주민 주거환경 개선·마을정비
주민 주도로 ‘따뜻한 지역균형발전’…“성공사례 경험 전국으로 확산할 것”

쓰러져 가는 지붕, 재래식 화장실, 한 집 건너 방치된 폐가, 사람만 겨우 다니는 좁은 골목. 진주시 옥봉동 옥봉삼거리 뒤에 자리잡은 작은 언덕은 진주 달동네로 유명하다.

주차장은 부족하고 소방차 접근조차 어려운 이 동네는 수십년 간 열악한 환경으로 방치돼 왔다.

2015년 변화가 찾아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진주시가 협력해 옥봉동 달동네를 바꾸기로 했다. 구도심의 낙후된 불량 주거지역을 살리기 위한 ‘새뜰마을사업’이다.

LH는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주민들과 함께 새뜰마을사업을 시행했다. 주민이 참여하는 집수리단이 만들어지도록 지원했다. 집수리단은 23곳의 집수리를 완료했다. 또 LH는소방도로, 사면 보강, 마을보행로 정비, 빈집정비, 옹벽 경관개선 등 마을 환경을 정비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 2018년 말에는 마을공동체의 일자리 창출 거점공간으로 활용하게 될 주민커뮤니티센터(옥봉루)를 완공했다.

2019년 말 진주옥봉 새뜰마을사업은 5년 간의 여정 끝에 준공됐다. 그동안 사업을 통해 진주 옥봉마을의 변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달동네의 재탄생=LH가 지자체 및 주민과 함께하는 제1호 지역균형발전사업이 ‘진주옥봉 새뜰마을사업’이다. 새뜰마을사업은 기초적인 생활인프라 조차 갖추지 못한 취약지의 주거환경개선을 향상시키는 사업이다. 진주옥봉지구는 30년이상 노후주택비율이 51%에 달하고 좁은 골목길과 담벼락의 안전성 개선이 시급한 지역이었다.

LH는 진주옥봉지구를 지방 중·소도시 소규모 노후주거지 재생사업의 표준모델로 구축하기 위해 집수리 지원, 기초 생활인프라 개선, 휴먼케어 등 당초 새뜰마을사업 계획안을 뛰어넘어 다양한 아이디어와 노하우를 결집시켰다.

첫째, 아파트 수준의 삶의 질 확보다. 마을주차장, 무인택배함, 마을사랑방, 마을쉼터 등을 마련하고 어린이집 리모델링, 방범시설(CCTV, 가로등) 적용 등 옥봉마을의 주거서비스를 구축했다.

둘째, 지역주민들의 복지 향상이다. 치매예방교실, 노래교실, 한글교실, 집반찬만들기교실, 토피어리, 마을텃밭모임 운영 등을 통해 옥봉마을 지역주민에게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주민 간의 소통 및 신뢰를 강화했다.

셋째, 역사·문화 자산 활용을 통한 지역 정체성 강화다. 마을해설사 양성 및 마을탐방로 개설, 노후 대규모 옹벽경관 개선, 마을정원조성 등 지역특화를 추진했다. 특히 주민들이 마을해설사로 지역문화자산을 설명하는 옥봉마을체험을 시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젊은층 유입을 통한 지역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인근에 있는 옛 수정초등학교 부지에 행복주택을 건설하고 있다. 진주시도 금산공원, 향교, 충효교육관 신축 검토 등 개별사업을 진행하며 적극적인 마을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사회공헌활동 접목으로 우리동네 살리기=LH는 사회공헌활동을 지역균형발전사업과 연계해 주민 주도적 공동체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적기업 육성 및 노후주거지역 생활여건 개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LH는 지역균형발전 연계형 사회적 기업에 지원을 하고 있다. 목수 등 집수리 기술을 가진 마을주민들은 LH로부터 집수리장비 지원을 받아 2017년 ‘옥봉 집수리단’을 설립했다. 지난해 5월에는 고용노동부의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됐다. 향후 LH 임대주택 유지·보수사업 참여를 통해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예정이다.

또 진주 인근에서 생산되는 로컬푸드를 활용한 ‘건강한 밥상’을 주제로 주민들이 지난해 1월부터 마을식당인 옥봉루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식당에서 발생한 수익은 마을커뮤니티센터 운영, 돌봄사업 등 주민공동체를 위한 사업에 사용할 예정이다.

취약계층의 노후주택 집수리 지원사업은 2016년부터 사회공헌기금을 지원해 주민과 함께 쾌적한 주거환경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독거 장애노인, 지붕누수 조손가정, 독거요양 노인가구 등을 대상으로 집수리사업을 실시했다.

LH는 옥봉지구내 저소득층을 위한 어린이집과 국가유공자 주택을 대상으로 에너지 성능 개선을 위한 그린리모델링 사회공헌활동도 시행했다. 그린리모델링은 노후 건축물에 단열재 보강 등 다양한 제로에너지 기술을 적용하여 에너지 절감과 건물 가치까지 향상시키는 사업이다.

공원녹지분야 사회공헌사업을 시행하는 ‘사랑나눔 그린트러스트’도 낙후지역 환경개선 및 소외계층 녹색복지 향상을 위한 ‘마을정원사업’과 ‘길이 정원이다’프로젝트를 옥봉지구내 새뜰마을사업과 함께 추진했다.

주민과 소통을 통해 선정된 골목길 정비 및 노후주택 담장 벽화사업도 추진했다. 특히 벽화사업은 진주YWCA와 미술가협회가 함께 했다.


◇주민 주도로 이뤄낸 지역균형발전=진주혁신도시에는 LH 본사직원 약 1만 5000명이 상주하면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반면 구도심은 사람이 빠져나가고 있어 극심한 공동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해 LH는 진주지역 새뜰마을사업으로 주민공동체 역량을 강화하여 주민 스스로 활력 넘치는 마을로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하여 원도심과 혁신도시의 균형발전을 꾀하고 있다.

특히 진주옥봉 새뜰마을사업은 LH와 지자체, 그리고 지역주민이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주민이 중심이 되어 추진하는 사업으로 주민 주도의 지역균형발전 모델을 구현했다는 측면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LH는 진주옥봉 새뜰마을이 더 이상 진주의 달동네가 아닌 전국에서 손꼽힐 만한 지역명소로 자리 매김할 수 있도록 준공 이후에도 지역균형발전 우수사례로 발전시켜 확산하여 나갈 계획이다.


강진성기자 news24@gnnews.co.kr

 

새뜰마을 사업 전후 비교 사진
진주옥봉 새뜰마을사업지구
LH나눔봉사단이 노후 주택을 수리하고 있는 모습.

 
진주시 옥봉동 새뜰마을사업 지구 전경.
새뜰마을 사업 전 옹벽 모습
옹벽 개선 사업 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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