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우리 동네 어린이시인들
[경일춘추]우리 동네 어린이시인들
  • 경남일보
  • 승인 2020.01.2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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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희 시인

 

작은도서관으로 향하는 입구부터 아이들의 시로 가득하다. 시의 소재도 다양한데 그 소재를 바라본 아이들의 시선도, 각자 써 내려간 표현도 다르다.

북적북적 동시마을 출판기념회 현수막이 붙여진 작은도서관 실내는 이미 사람들로 가득하다.

어린이시인들의 작품이 담겨있는 동시집을 받아들고 하나씩 읽어 나간다. 어린이의 솔직한 심정이 묻어나는 시를 읽노라니 내 마음도 이미 동심의 세계로 빠져든다.



1초도 안돼서 나온 김밥



김밥 집에 갔다.

할아버지가 김밥이 나올 때까지

게임을 하라고 했다.

게임을 켜자마자

김밥이 나왔다.

휴대폰을 던지고 싶었다.

-1학년 강승욱-



동시집에 담긴 89편의 시는, 작년 진주시와 진주교육지원청의 행복교육지구사업으로 시작한 진주시작은도서관협의회의 ‘북적북적 마을학교 동시마을’에 참여한 어린이들의 작품이다.

집에서 걸어 갈 수 있는 우리 마을의 9군데 작은 도서관이 참여한 마을학교에서 어린이들은 몸으로 놀고, 시를 읽고, 노래하고 직접 시를 썼다고 한다. 시 수업을 지도한 마을교사들은 “우리 쑥쑥이들! 함께 한 시간 동안 느낀 것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 줘서, 속마음을 솔직히 드러내줘서 많이 고맙고 행복하다”고 전한다.

“보는 것이 시가 되고 듣는 것이 시가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한 어린이 시인들이 자신의 작품을 어른들 앞에서 쑥스럽게 읽어 줄 때는 우리 모두 행복에 젖어들었다.

달팽이도서관 어린이들은 노래가사를 같이 쓰고 곡을 붙여 노래로 불렀다. ‘거꾸로’ 라는 노래가사에 다름을 이해해 가는 마음을 담아, 마을교사의 기타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어린이들의 얼굴이 반짝반짝 빛이 난다.

자신 주변의 사물과 사람, 느낌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시와 노래가사에 담아 낸 어린이 시인들이 시가 주는 아름다움을 다 만끽하지는 못했더라도, 오늘의 경험은 마음속에 빛나는 또 하나의 별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시를 쓰는 경험이 삶을 풍성하게 가꾸어가는 하나의 기쁨임을 알게 되리라 희망한다.

시를 읽고 시를 쓰는 우리 동네 어린이시인들이 많아질 수 있도록 어른들이 돕는 일, 우리 동네 작은도서관들이 오래 오래 우리들 곁에 있어야 하는 이유이다.

김연희
김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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