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칼이 자신을 베는 순간
권력의 칼이 자신을 베는 순간
  • 경남일보
  • 승인 2020.01.2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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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보면 권력이 얼마나 무섭고 비정하고 허접하고 초라한 것인지는 그 자리에서 떠난 후인 그때 깨달게 된다. 권력에는 양날의 칼이 있다. 잘 쓰면 그만큼 사람과 사회를 이롭게 하지만 잘못 쓰면 자신과 자신의 주위에 상처를 입힌다. 권력의 속성, 그 중독성은 아편에 비유되기도 한다. 한번 빠지면 헤어나기 어렵다.

▶어떤 권력이든 시작 될 때는 두 자루의 칼 앞에 선다. 죽이는 칼과 살리는 칼 중에서 어떤 것을 집어 드느냐에 따라 그 향배는 극단적으로 갈린다. 살리는 칼은 집도에 적합한 양태를 띠지만, 죽이는 칼은 양날이다. 잘못 쓰면 자신이 베인다. 남을 베는 쾌감은 중독성이 강하다.

▶권력의 말로가 힘겹고 비참했다는 것은 전직 대통령뿐이던가.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대권을 거머쥔 대통령 중에는 하야 후 망명하거나, 총에 맞아 죽거나, 친구 손에 유폐당하고, 법의 심판대 위에 서거나, 나라가 거덜 날 지경의 IMF 사태로 도망치듯 청와대를 빠져나왔다.

▶모든 권력은 부패할 수 있다. 제 아무리 독한 방부제를 써도 소용없다. 특히 권력의 노른자가 썩으면 흰자는 말할 것도 없다. 권력자 자신은 멀쩡한 것처럼 보여도 가장 가까운 분신 같은 주변부터 썩기 시작한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다 권력의 칼이 자신을 베는 순간 비로소 아픈 고통을 알게 된다.
 
이수기·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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