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경남의 백년가게(4) 창원 밀로베이커리
[창간특집] 경남의 백년가게(4) 창원 밀로베이커리
  • 이은수
  • 승인 2020.01.20 1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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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창원시민 사랑받는 명물 빵집

창원 상남동 거리를 걷자 달콤한 빵내음이 코 끝을 건드린다. 눈이 저절로 향기의 진원지로 향한다. 빵 좀 먹어본 사람이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어느새 두 발은 매장 안에 있다.
대전 성심당, 군산 이성당 등 도심 한복판에는 그 지역을 대표하는 빵집이 있다. 이곳 ‘밀로베이커리’도 그중 하나다. 창원시민으로부터 50년 가까이 맛을 검증 받았으니 의심의 여지가 없다.

1974년 문을 열었다. 노영택 1대 사장에 이어 아들인 노성진 사장이 2대째 가게를 이끌고 있다.

경자년 새해를 맞아 이른 시간에 이곳을 찾았다. 노성진 대표와 박성섭 공장장은 신메뉴 개발이 한창이다. 직원들은 신선한 재료로 빵을 만드느라 동분서주하다. 노 대표의 아내 정혜승씨는 식빵을 담으며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빵종류도 다양하다. 단팥빵, 고로케, 도너츠부터 각종 쿠키, 케이크, 초콜릿 등이 있어 고르는 재미가 있다.
벽면에 가득한 상장은 여기가 왜 명물 빵집인 지를 증명한다. 

창원 상남동 밀로베이커리.
창원 상남동 밀로베이커리 매장에 케익 및 롤케익 등이 진열돼 있다.
  
가게는 시간이 지나면서 손님으로 북적인다. 맛이 보증된 빵은 ‘사랑의 매개체’다. 병문안 가는 사람들, 가족 생일케이크를 고르는 이, 연인에게 줄 선물, 단체 행사용 먹거리, 아이 간식 챙기는 엄마 등 빵의 종류처럼 다양한 사연으로 가득하다. 빵을 고르는 이들 눈은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밀로베이커리는 프랜차이즈 빵집의 케이크보다 이쁘고 가격까지 저렴해서 단골 손님이 많다. 케이크는 너무 먹고 싶은데, 큰 사이즈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위한 조각케이크도 다양하다.
노 대표로부터 추천을 받아 매콤한 구운 고로케는 아이들 간식으로 인기가 좋다. 초코생크림도 빠지면 섭섭하다.
파운드케이크와 롤케이크는 선물용으로 제격이다.
단감빵과 주남오리빵은 창원시민은 물론 외지손님에게 꼭 추천할 제품이다.
한우물 경영으로 지켜온 맛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신선한 우리 농산물을 듬뿍 넣은 감자치아버터, 군고구마빵과 입에서 살살녹는 부드러운 대왕카스테라다. 세월의 맛을 담은 추억의 빵, 단팥빵, 사라다빵, 소보루빵도 인기를 얻고 있다.
매장을 찾은 한 손님은 “가격도 괜찮고 맛도 좋아 창원 상남동에 가게되면 거의 매번 방문한다. 신기하고 처음보는 빵들이 많다. 천연발효빵들에 반해 시식을 푸짐하게 하고있다. 뒤쪽에 있는 식빵과 모닝빵은 쌀로 만들어져 어른들이 좋아하신다”고 전했다.
또 다른 고객은 “카스테라, 롤케이크, 파운드케이크가 맛있다. 치즈케이크도 있다. 바나나케이크는 엄마랑 나랑 완전 반했다”며 “과자류, 파이류, 머핀, 마들렌 등이 있고, 스틱같이 생긴 빵은 중독되는 맛이다. 고소하고 끊을수가 없는 맛으로 자꾸 먹게 된다”고 했다.
창원 상남동 밀로베이커리 노성진 대표 아내 정혜승씨가 고객에게 줄 신선한 식빵을 고르고 있다. 
폭신폭신한 카스테라와 치즈파운드는 도넛종류들인데, 동글하고 길쭉한 구운고로케는 담백하고 맛있다. 소보로가 붙어있는 팥도넛은 팥이 인공적인 단맛이 아니라 은은하게 달면서 물리지 않는다. 달콤한 소보로와 보들한 빵결을 같이 먹으니 식감이 돌고, 정성이 듬뿍 느껴진다.
창원시민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러봤을 추억의 베이커리.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유명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의 진출에도 끄떡없이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최근 경남중소벤처기업청으로부터 백년가게에 선정돼 그 가치를 재조명 받았다.
제빵작업을 마치고 베이킹룸에서 나온 노 대표는 반갑게 취재진을 맞이했다. 오직 좋은 빵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그는 부친의 뒤를 이어 새로운 명가의 문화를 만들고 있다.
밀로베이커리는 문서상 업력 기록은 34년이지만, 실제로는 약 5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서울에서 제과 제빵기술을 배웠던 노영택 대표가 고향 창원으로 내려와 1974년 상남시장에서 빵집을 연 것이 그 시초다. 이후 중앙동 오거리에 덴마크 과자점을 시작으로 풍년제과, 파리포숑, 파리하우스 등으로 상호를 변경해 영업을 해오다 2001년 창원 상남동에 밀로베이커리를 열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역 제과제빵계 원로로 존경받는 노영택 대표는 창원제과협회 창립멤버로 초대 지부장을 지냈다. 지역 로타리클럽 회장을 역임하며 지역사회 발전에도 기여했다. 어머니 박옥순 여사와 함께 베어커리를 운영하며 선진제과 제빵기술을 보급했다.
 
창원 상남동 밀로베이커리 노성진 대표.
     
창원 상남동 밀로베이커리 노성진 대표 아내 정혜승씨가 고객에게 줄 신선한 식빵을 고르고 있다.
창원 상남동 노성진 대표가 직원과 대화를 나누며 격려하고 있다.
1980년대 밀로베이커리 매장 모습.
1980년대 밀로베이커리 매장 모습.

특히 우수한 제빵인들을 육성하는 등 지역 제과제빵 문화발전에 공헌했다. 현재 창원제과협회 이사로 활동중인 노성진 대표는 “창원제과협회 창립멤버로 지역제과제빵 발전을 위해 노력하셨던 아버지를 기억하는 분들이 아직도 많다”며 “선진 제과제빵기술을 보급하고 우수한 제빵인들을 육성하기 위해 힘썼던 아버지의 장인정신을 잇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동국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기업을 잇기 시작한 노성진 대표는 선대로부터 내려오는 제과제빵기술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제과기능장인 사촌 박성섭 공장장과 함께 신메뉴 개발과 철저한 제조 공정준수로 품질을 높이는데 매진하고 있다. 아내 정혜승씨와 매일같이 밝은 웃음으로 손님을 맞는 그는 “아직도 밀로베이커리를 추억의 빵집으로 기억하는 손님들이 많기 때문에 한시도 게으름을 피울 수 없다”며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셔서 손자의 손을 잡고 찾는 단골손님에서부터 제가 크고 자라는 모습을 지켜봐 온 삼촌 같은 손님들, 어린 학생이었다가 직장인이 되어서도 찾아오는 손님까지, 모두 한결같은 마음으로 사랑하고 아껴주시는 손님들을 보면 마음이 뭉클해질 때가 많다. 신선한 재료로 매일 만드는 건강한 빵을 드리겠다는 다짐을 지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창원에서 가장 오래된 베이커리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창원에 오면 꼭 찾아가볼만한 베이커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한우물 경영으로 창원의 제과제빵문화를 대변하는 명가를 만들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계획에 대해 “백년가게로 선정돼 자부심을 느끼는 동시에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그간 손님들에게 받은 사랑을 되돌려 줄 수 있도록 창원에서 가장 오래된 베이커리로서의 100년 가게의 정신을 이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은수기자 

창원 제과제빵업계 개척자로 초대 지부장을 지난 노영택 밀로베이커리 1대 대표.
창원 제과제빵업계 개척자로 초대 지부장을 지난 노영택 밀로베이커리 1대 대표.

창원 상남동 밀로베이커리.


 ◆ 밀로베이커리는
 서울에서 배운 제과제빵 기술을 지역에 보급한 노영택 대표(1대)에 이어 아들 노성진 대표가 뒤를 잇고 있는 밀로베이커리는 2대에 걸쳐 50년간 운영 중인 베이커리로 투철한 장인정신이 빛나는 명가다. 창원에서 가장 오래된 밀로베이커리는 지역 제과 제빵 문화발전을 이끌며, 디저트 카페 등 다양한 경쟁자의 등장에도 꾸준하게 창원시민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서울 나폴레옹제과점에서 제과제빵 기술을 익힌 아버지가 1985년 창원에서 가게를 시작했고, 현재는 아들과 며느리가 가업을 이어받아 운영 중이다. 창원시 특산품인 오리빵을 공동 개발했고, 단호박롱롱빵, 감자 치아바타, 타르트 등 트렌드에 맞는 메뉴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대한제과협회의 교육에 참여하고 프랑스 연수를 다녀오는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베이커리 위생관리사 자격을 취득해 가게 위생에도 신경 쓰고 있다. 창원시 착한가게 이면서 최근 경남중기청 선정, ‘백년가게’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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