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보잉 737 맥스 사태, 항공산업 반면교사 삼아야
[객원칼럼]보잉 737 맥스 사태, 항공산업 반면교사 삼아야
  • 경남일보
  • 승인 2020.01.2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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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돈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산학협력처장
지난 1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가 개최한 2020년 항공우주인 신년인사회에서 지난 1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10년을 전망하며 2030년 글로벌 항공 강국 진입을 위한 의지를 확인하는 귀중한 자리가 마련되었다. 우리나라는 지난 10년 간 세계 6번째 초음속기(T-50) 수출국이자 11번째 헬기(수리온) 개발국으로 발돋움했으며, 수출은 2010년 10억달러에서 2018년 26억달러로 2.6배 성장했다. 이러한 성장을 반영하여 앞으로 10년에 대한 항공산업 발전 기본계획(2020~2029)에는 또 어떤 내용이 담기게 될지 정부의 발표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일자리 문제와 경제성장 둔화를 한번에 해소할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정부에서 공을 들이고 있는 항공산업의 새로운 10년에 대해 이러한 전망과 기대를 가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현재 항공산업 현장에서는 다급한 어려움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지난 12일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보잉 737 맥스 8 생산 중단으로 인해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3.0%에서 2.5%로 0.5%포인트 감소할 수 있다고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매달 평균 52대씩 생산하던 베스트셀러 기종인 737 맥스 8의 생산 중단의 여파가 여러 협력사가 관계된 국내 항공산업에도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보잉 737은 최초 모델이 1968년부터 운항하기 시작했으며 90인승을 시작으로 130인승 200인승 규모로 점차 증가하였다. 지속적인 개량으로 오랜기간 운영되어왔다는 것은 그만큼 안정되고 효과적인 모델이라는 것을 방증한다. 보잉 737은 오리지널, 클래식, NG, 맥스로 4세대에 걸쳐 개량되었으며 맥스에는 7, 8, 9, 10 네가지 종류가 있다. 현재 문제가 되고있는 맥스 8은 2017년 5월부터 운항을 시작한 최신 기종이다.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보잉 737 맥스 8 여객기가 이륙 후 인근 해상에 추락해 189명 전원이 사망했다. 불과 수개월 뒤인 2019년 3월에는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도 이륙 후 인근 육상에 추락해 157명 전원 사망했다. 이후 737 맥스 8의 운항이 전세계적으로 전면 중단됐다.

보잉 최고경영자인 데니스 뮬렌버그는 두 사고 여객기에서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이 잘못된 데이터에 대응해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기체 결함을 인정하고 지난 연말 사임했으며, 지난 13일 데이비드 캘훈 보잉 이사회 의장이 후임으로 취임했다. 맥스 8은 신형 에어버스 320과의 경쟁을 위해 크기가 다소 증가한 고효율의 신형 엔진을 탑재하며 기체 설계변경이 필요했다. 이로 인해 기수가 들리는 비행특성의 변화가 일어났으며 이를 강제로 제한하는 자동제어 장치로 MCAS가 도입됐는데 이 부분에서 받음각 데이터의 오류로 조종계통의 오작동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항공산업은 미래형 신성장산업이자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정부차원에서 육성 발전시켜야 함은 당연하다. 하지만 항공분야는 안전이라는 최우선의 가치가 담보되어야 하기에 보잉 737 맥스 사태에서 볼 수 있듯 이익이나 효율만을 고려한 결정이 항공산업 나아가 국가경제 전체에 타격을 입힐 만큼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조만간 발표될 정부의 항공산업 발전 기본계획에는 과도한 목표지향적 설정 보다는 기반기술부터 차근차근 확보하는 균형감있는 계획이 담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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