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크랩 몰랐다’ 논리 또 무너져…벼랑끝 법리싸움 돌입
‘킹크랩 몰랐다’ 논리 또 무너져…벼랑끝 법리싸움 돌입
  • 정만석
  • 승인 2020.01.21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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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시연회 참가했다’ 잠정판단 내려
변호인 측 “진전된 소명자료 준비 하겠다”
2월 21일까지 의견서…3월 10일 변론
김경수 지사의 드루킹 댓글 조작 의혹 사건을 심리 중인 항소심 재판부가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 프로그램 시연회에 김 지사가 참석했다는 잠정판단을 내놓자 김 지사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차문호)는 21일 댓글조작 혐의로 기소된 김 지사의 항소심 공판에서 사건의 심리를 재개하는 이유와 향후 심리 방향을 밝혔다.

우선 재판부는 “변론을 종결하고 선고기일을 지정하고서도 그 기일에 선고를 하지 못해 불필요한 추측과 우려를 드린 것에 죄송하다”면서 “이 사건은 관련자들의 인생이나 우리 사회와 선거문화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사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잠정적이기는 하지만, 각종 증거를 종합한 결과 피고인(김 지사)이 드루킹에게 킹크랩 시연을 받았다는 사실은 상당 부분 증명됐다”고 밝혔다. 김 지사측은 그동안 시연회 참석 사실 자체를 부인해 왔지만 재판부는 김 지사가 참석했다는 드루킹 일당의 진술에 무게를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또 “판례와 법리에 비춰 볼 때 다양한 가능성과 사정이 성립 가능한 상황이라 추가 심리를 하지 않고는 최종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며 선고 연기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앞으로 남은 기일에서 △킹크랩 시연회를 본 김 지사가 고개를 끄덕여 개발을 승인했다는 드루킹 일당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 △드루킹이 ‘단순 지지자’였는지 아니면 김 지사와 정치적으로 공통된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긴밀한 관계’였는지 △김 지사가 문재인 후보자 캠프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했는지 △민주당과 문재인 캠프의 여론 형성을 위해 어떤 활동이 있었는지 등을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재판부는 다음달 21일까지 의견서를 받고 3월 4일까지 양측의 의견서에 대한 반박 의견을 받겠다고 시한을 정했다. 또 3월 10일에 다음 변론 기일을 열겠다고 밝혔다.

재판부의 이같은 결정에 김 지사 측 변호인은 당혹스러운 기색이다. 김 지사 측 변호인은 이날 김 지사의 변론 재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변호인 입장에서는 다소 의외의 재판부 측 변론 재개 사유 설명이라 약간 당혹스럽기는 하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재판부가 김 지사의 킹크랩 시연 참석을 전제로 두고 드루킹 김동원 씨와 실제 관계가 어땠는지 등에 관한 의견을 내라고 한데 대해서도 “다소 의외의 석명 준비 명령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시연 부분에 대해 진전된 자료나 의견을 가지고 재판부에 오해가 없도록 설명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며 추가 소명 자료를 준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재판부가 생각하기에 피고인(김 지사)이 2016년 11월 9일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봤다고 잠정적 판단을 하는 것 같은데, 그 부분은 변호인들 생각과는 굉장히 다르게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11월 9일 킹크랩 시연을 안 봤다는 입장인데, 그 전제를 바꿔야 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변호인은 “오늘 재판부가 잠정적 심증을 제시했다고 해서 객관적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할 수는 없다”며 “그 부분은 잠정적이라 얼마든지 변경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김 지사 대변인은 “도정은 차질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며 김 지사는 변호인들과 함께 잘 준비해서 진실을 밝히는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만석기자·일부연합





 
김경수, 법정으로 불법 여론조작을 벌인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항소심 선고가 다시 연기되고 변론이 재개된 21일 오전 김 지사가 서초구 서울고법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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