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새터민 자립할 수 있도록 뒤돌아 봐야
[사설]새터민 자립할 수 있도록 뒤돌아 봐야
  • 경남일보
  • 승인 2020.01.2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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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민(탈북자) 3만명’ 시대다. 새로 정착하는 새터민이 해마다 1000명 넘게 늘어나고 있다. 엄연한 대한민국의 구성원이다. 하지만 새터민들의 정착은 쉽지 않다. 지난해 8월 새터민 모자가 사회의 무관심 속에 고립된 채 굶어 죽은 안타까운 사건은 새터민의 처지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진주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는 새터민 김서연(48·여) 씨 사연은 다른 새터민들에게 희망을 던졌다. 13년 차인 김씨는 정착 초기보다 한결 여유로운 마음으로 올 설을 보냈다. 남편과 시부모의 사랑 속에서 조그만 주점을 운영하는 김씨는 지금 만족스런 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 탈북 실패로 감옥에서 보낸 4년을 ‘인생의 가장 큰 상처’, 현재 자상한 남편과 시부모를 만난 것을 ‘인생의 가장 큰 성공’이라고 표현할 정도이니 김씨가 지금 생활에 매우 만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탈북민이라는 편견과 차별 속에서 힘든 세월을 이겨내고 행복을 찾은 김씨가 대견하다.

김씨 처럼 만족스런 삶을 살고 있는 새터민들도 많지만 여전히 힘들게 사는 새터민들이 더 많다. 특별한 기술이 없어 취직도 쉽지 않다. 취직을 했더라도 대부분 단순 노무직인 탓에 저임금과 고용 불안 등으로 정상적인 경제 활동이 어렵다. 기초생활수급으로 겨우 연명하는 새터민도 적지 않다. 주위의 차별과 냉대, 편견 또한 만만찮다. 새터민 대부분이 탈북과정에서 겪었던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등 정서적인 불안을 겪고 있다. 여기에 경제적 어려움과 문화적 이질감까지 겹쳐 남한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고통스런 삶을 살고 있는 새터민이 상당수다.

새터민들은 경제난과 식량난으로 인한 고통을 견디다 못해 죽음을 무릅쓰고 천신만고 끝에 대한민국을 찾았다. 그러나 과연 이들이 자립해 살 수 있도록 배려를 했고 희망을 안겨주었는지 돌아봐야 한다. “남한에서 태어났든 북한에서 왔든 우리는 한 민족”이라며 “출신·학벌이 어떻든 다 같은 사람이니 편견 없이 봐주면 좋겠다”고 하는 새터민 김씨의 소망을 대한민국 사회가 귀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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