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는 어디서 오는가
경제위기는 어디서 오는가
  • 경남일보
  • 승인 2020.01.2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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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석 객원논설위원·경상대학교 교수
리샤르 캉티용은 18세기 프랑스 계몽주의 경제학자 중의 한사람이다. 그는 새로운 통화가 경제에 유입되면 새로 유입된 통화를 일찍 손에 넣은 사람의 실질구매력은 증가하는 반면에 통화량 증가에 따른 물가상승으로 인해 새 통화를 늦게 입수한 사람의 실질구매력은 상대적으로 하락한다는 화폐이론을 주창했다.

캉티용은 루이 15세 때 ‘미시시피 버블’을 일으킨 스코틀랜드 경제학자 존로와 같은 시기에 프랑스에서 살았다. 당시 프랑스의 경제 및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입됐던 존로는 프랑스의 경제 및 재정 문제가 통화 부족 때문이라고 보고 과감하게 통화량을 늘렸다. 과다한 통화 발행은 버블을 일으켰다가 꺼지면서 프랑스 경제를 파탄에 이르게 했다. 캉티용은 그 과정에서 존로의 정책에 결함이 있음을 간파하고 적기에 프랑스를 떠나 재산을 보전할 수 있었다.

경제가 계속 침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상황 역시 경제지식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경제가 추락하는 이유가 잘못된 경제지식에 바탕을 둔 정부정책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임금소득자의 임금을 올려주면 소비가 늘어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는 ‘소득주도성장론’이다. 이것은 정통경제학의 이론이 아니다. 임금을 올리면 기업의 수익이 줄어 사업규모를 줄이거나 접는 기업이 생긴다. 그러면 경제는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후퇴한다. 실업이 증가함은 물론이다.

임금소득자의 임금을 올리고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는 방법은 자본투자의 지속적인 증가에 있다. 국민의 소득 증가와 경제성장을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기업의 자본투자를 장려하는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다.

정부 정책은 그것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국민의 삶과 국가의 운명도 달라진다. 일반 국민이 올바른 경제지식을 습득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일반 국민이 올바른 경제지식을 습득하면 세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되어 일상생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올바른 경제지식을 갖춰야 어떤 정책이 옳은 것인지, 어떤 정책이 잘못된 것인지 판별할 수 있고, 올바른 정치적 결정을 할 수도 있다.

우리를 빈곤에서 벗어나게 하고, 부를 가져다주고, 생활수준을 향상시켜주는 것은 올바른 경제지식과 정책에 달려있다. 그것이 바로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원리와 정책이다. 재산권을 보호하고, 경쟁을 촉진하고, 화폐가치를 안정시키며, 정부의 개입과 간섭을 가급적 줄이는 것이다. 우리는 그런 원리에 따른 경제정책을 실행한 결과 1948년 정부수립 당시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도 안되는 세계 최빈국에서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에 이르는 국가로 성장했다. 그런데도 반자본주의적, 반시장적, 반기업적 정책을 시행하며 정부의 간섭과 개입을 늘린 결과 기업환경이 극도로 악화되면서 경제가 쇠퇴하고 성장 잠재력이 하락하며 경제위기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우리 경제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전문 지식인, 정치인을 포함한 모든 국민이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정책의 오류를 바로 잡아 나아가야 한다. 오늘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위기는 경제지식의 빈곤에서 오는 정책의 위기이며,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국가위기로까지 초래될 수 있음을 명심할 일이다.

 
김진석교수
김진석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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