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사막화 방지에 우리 기술 전수 절실
아프리카 사막화 방지에 우리 기술 전수 절실
  • 경남일보
  • 승인 2020.02.0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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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국립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시인)

며칠 전 아프리카 3개국을 다녀왔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마다가스카르, 탄자니아 이렇다. 그곳의 산림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산림황폐가 우리의 민둥산 시절에 버금가고 있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아프리카가 더운 나라고 건기와 우기로 나뉘어 있어서가 아니다. 더워서 불을 때지 않을 것 같으나, 난방을 위한 불 때기가 아니다. 오로지 먹는 데 사용하는 불 때기 때문이다. 산림이 우거진 곳에서 마구잡이로 베어낸 나무들은 태워 숯으로 만들고, 이 숯을 도시나 마을이 있는 곳으로 가져와 잘게 잘라서 판다. 이것을 사다가 밥도 해 먹고 음식을 해 먹는 데 쓴다.

이들 나라 어느 곳이나 시골 마을엔 전기도 들어오지 않아 불을 피울 수밖에 없는데, 그것이 산림파괴로 이어지는 지름길이고 심각한 지경이다. 얼마나 심각하냐 하면, 마다가스카르를 예로 들자면 수도 안타나나리보에서 시속 40km로 달리다 서다를 반복하는 버스로 18시간을 가야 도착하는 무룬도바,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 나오는 바오밥나무가 유명한 곳이다. 무룬도바까지 가는 18시간 동안 주변 산은 완구릉지로 해발이 5,60미터에 이르기 어려운 곳들의 산림은 정말 1,2미터의 작은 관목과 풀 그리고 황폐한 황토지역이었다. 이 지역의 토질은 거의 황토로 비만 오면 쓸려내려 도로를 덮치고 농경지를 매몰시켜 황폐상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금 북한도 산림황폐 상황이 심각하지만, 이곳 아프리카지역도 산림황폐는 더욱더 심각한 실정이다. 다행히 이곳은 민주적이고 자유로우니 우리의 산림녹화기술을 전수해 준다면 더없이 고마워할 곳이다. 지금 이들 지역은 우리의 1960, 70년대 정도의 경제 수준으로 우리의 도움이 절실하다. 우리의 기술을 전수하고, 대신 우리가 필요한 많은 자원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윈윈이다.

사막화란 지구온난화 또는 인간의 영향으로 인해 건조 또는 반건조지대로 사막환경이 확장되는 현상을 말하며, 극심한 가뭄과 건조화 현상도 포함되고 지표수나 지하수가 과도한 경작이나 관개 등으로 고갈되는 현상도 사막화의 한 형태이다. 세계 2억 1,600만ha의 농지가 황폐해져 갔으며, 세계의 경작 가능한 건조ㆍ반건조ㆍ반건조습윤지역 약 52억ha의 약 70%, 전 육지면적의 25%가 사막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결국 지구 전체로는 사막화와 토양침식으로 2천만 톤의 곡물을 생산할 수 있는 농경지가 매년 사라지고 있고, 이러한 사막화는 그 자체로 끝나지 않고 기후ㆍ생물다양성ㆍ산림ㆍ수자원 문제에도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사막화 방지를 위해서는 피해국가 뿐 아니라 전 세계의 참여와 노력이 필요하다.

과거 4대 문명이 사막화로 인해 멸망한 것을 상기할 때 우리의 사막화 방지를 위한 산림녹화 성공에 우리의 기술을 전수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에게는 일자리 창출의 아주 좋은 기회도 될 것이다. 사방기술을 가진 퇴직자나 관련 기사 자격증을 가진 대학 졸업자들을 예를 들어, 한국국제협력단이나 다른 방법을 통해 기술 수출을 하여 일자리를 창출하는데도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들 국가의 사막화 방지를 위하여 지원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우리나라의 이득을 위한 것이며, 사막화가 진행되는 국가들과 공존하기 위한 국가전략이기도 하다. 이러한 노력은 과거 중국과 몽골 등의 사막화 방지를 위한 노력으로 성공한 사례도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특히 이들 아프리카지역은 광물자원 등 우리에게 필요한 자연자원들이 무궁무진 하기에 우리의 발전된 녹화, 사방기술과 이들 나라의 자원을 연결하는 노력은 매우 중차대한 일이기도 하다. 중국이 아프리카에 체육관을 지어주고 다리를 놓아주는 일 등이 모두 이러한 일과 무관하지 않다.

우리나라처럼 천연자원이 부족한 나라는 무엇보다 기술 수출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 그것을 토대로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와 교역을 늘려가야 하며, 인도적 지원과 연계하여 적절히 우리가 필요한 부분들을 상호 교역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다양한 면에서 우리에게 이득을 줄 것이다. 일자리 창출, 인도적 지원, 우리가 필요한 것들을 받아올 수 있는 교역, 세계환경보전에 일익을 담당하는 일, 우리의 성공한 산림녹화 기술을 전수해 주는 일, 지구온난화 저감을 위한 노력 등 그 효과는 무궁무진하다.

이제 눈을 아프리카로 돌려야 한다. 아프리카의 현실을 직시하고, 이들 나라의 현실이 과거 우리나라의 1960, 70년대라고 보면, 이들 나라도 우리처럼 언젠가는 이렇게 발전되어갈 것이라는 것을 안다면, 우리가 무엇을 해야 이들 나라에 도움도 되고, 우리에게도 도움이 되는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눈을 깨워야 한다. 그리고 아프리카의 수많은 나라로 시각을 돌려야 한다.

 

박재현 교수
박재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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