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의 경고
박쥐의 경고
  • 정만석
  • 승인 2020.02.02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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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 때문에 전 세계가 혼란에 빠져있다. 감염증의 병원체가 박쥐에서 발견된 바이러스와 거의 일치한다는 과학자들의 분석 결과가 나오면서 박쥐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특히 박쥐는 지난 2003년 사스와 2014년 에볼라, 2012~2015년 메르스 등 21세기 주요 감염병을 일으킨 바이러스의 근원으로 꼽히기도 했다.

▶과학자들의 말을 빌리면 박쥐는 대체불가능한 생물종으로 인간 생활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해충 퇴치 능력이 탁월하고 꽃가루를 옮겨 수분을 도와주며 배설물은 동굴 내 미생물·곤충 등의 생태 순환이 일어나게 만드는 역할도 한다. 그래서 일까. 옛부터 동양에서는 오복의 상징, 경사와 행운을 나타내는 뜻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박쥐 사회는 남을 누르는 게 아니라 모든 종들이 함께 살 수 있도록 터전을 나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결과 박쥐는 종도 많아졌을 뿐만 아니라 장수하는 동물이 되었다. 박쥐와 비슷한 크기의 쥐는 기껏해야 2~4년을 살고 다람쥐도 수명이 3~6년에 불과하다. 박쥐는 10~30년을 산다.

▶삶의 터전을 함께 나누는 박쥐가 유독 인간에게 냉혹한 이유는 뭘까. 네탓 이라며 서로 증오하거나 원망하기만 할 뿐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명분을 찾지 못하는 우리 인간들에 대한 경고로 들린다. 이런 와중에 나만 살겠다고 혐오를 조장하니 말이다. 박쥐의 경고에 맞설수 있는 인간들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만석 창원총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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