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다시금 시작이다
2월 다시금 시작이다
  • 경남일보
  • 승인 2020.02.02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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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부 (공인중개사)
2월은 무심코 지나간다. 2월은 화려한 미사어구나 동지, 섣달의 향수도 추억도 별로 없다.연 초(정월)에 세우는 원대한 계획이나 소박한 꿈, 희망도 만들지 않는다.

2월은 그냥 담담하게 흘려보내고 지나간다. 때로는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리기에 그저 꽃 피고 새 우는 춘삼월을 기다린다. 삶에 있어 어느 한순간이 중요하지 않을 수 있겠냐만은 2월은 좀처럼 무딘 감각으로 슬며시 지나간다. 그러나 조금만 섬세하게 들여다보면 2월도 분명 아름다운 날들이 많이 존재한다. 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대길 건양다경’ 또는 ‘입춘대길 만사형통’이라는 입춘첩, 입춘축을 붙이는 입춘이 있고, 얼었던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도 2월에 있다. 대체로 명절(설)도 2월에 있고 정월 대보름도 2월에 있건만 사람들은 좀처럼 민감하지 못하다. 꽃피는 춘삼월, 잔인한 4월, 계절의 여왕 5
월 등등의 미사어구나 화려함이 없어서일까?

시작도 아니고 끝도 아니기에, 겨울도 아니고 봄도 아니기에 그럴까? 아니다. 2월은 분명 시작이다. 진정한 계절의 첫 시작인 입춘이 내일이다.

대개의 사람들은 입춘첩, 입춘축을 대문에 상가에 붙인다. 한자 문화권인 우리나라는 우종서(右縱書·세로쓰기) 원칙이 적용된다. 대문 밖에서 볼 때 입춘대길은 우측에 붙이고 건양다경은 좌측에 붙인다. 입춘첩을 붙이고 떼는 시기는 사람마다 생각하고 주장하는 바가 다르기에 쓸데없는 논쟁은 피함이 좋다. 연초에 세우고 계획했던 일들이 하나, 둘 흐릿해지고 잊혀져가고 있다면 다시금 돌아보고 추스리기 좋은 시기도 지금이다.

내일이 입춘이고 주말이 정월 대보름이다. 새해 들어 음력으로 처음 맞이하는 보름날, 전통적으로 농사의 시작일이라 하여 일 년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아주 의미 있는 명절이다.

달집을 짓거나 태우면서 소망을 빌며 한해의 다짐을 한다. 일상의 여유가 없는 바쁜 생활인이라면, 대보름 달을 보며 마음을 추스림도 좋다.

현대인들은 연초에 해돋이를 보며 소망을 빌고 한 해를 설계하지만, 농경문화가 근간을 이룬 우리 조상들은 대보름 달을 보며 농사의 풍년을 기원했고 각자의 소망을 빌었다. 세상이 변하고 시대가 바뀌어도 아름다운 전통은 면면히 이어진다. 바쁜 일상이지만 오곡밥과 보름나물, 귀밝이술, 부럼, 내더위 사가라 라는 아름다운 전통도 한 번 되새겨 봄도 좋다. 햇살 좋은 양지의 매화와 목련은 부지런히 봄 단장을 한다. 연초의 계획이 작심삼일, 물거품이 되었다면 입춘을 맞아, 정월 대보름을 맞아 다시 한 번 마음 다잡음도 좋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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