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한민국호는 어디로 가고 있나
지금 대한민국호는 어디로 가고 있나
  • 이웅재
  • 승인 2020.02.0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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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무중(五里霧中), 요즘 대한민국의 위경(危境)을 설명하는데 이보다 더 적절한 문구가 있을까 싶다. 한치 앞,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도통 갈피를 잡을 수 없다. 오죽하면 해방 직후 모스크바 3상회의 신탁통치를 두고 좌와 우가 극한 대립했던 찬탁·반탁운동을 떠올린다는 말이 나올까.

설 연휴 모처럼 자리한 친인척과 지인들이 가진 식탁 화제의 메뉴로 정치가 떠올랐다. 설왕설래 ‘정치(政治)는 실종되고 정쟁(政爭)만 남았다’로 귀결된다. 이 또한 합리적 선택을 바라는 정쟁이 아니라 자기진영만의 선택을 강요하는 진흙탕 개싸움(泥田鬪狗)에 다름없는 형국이란다. 대화가 무르익으며 극단적인 말이 나온다. 지금 대한민국은 ‘방구석 여포가 권모술수 난무하는 국제사회에 나선 꼴’이란다. 큰소리 치고 겁박하면 통하는 국내완 달리 막상 진짜 실력으로 겨루는 국제사회에선 형편없는 실력으로 무시당하기 일쑤란다.

오늘날 대한민국을 두고 5000년 한민족 역사에서 가장 문명이 발달하고 혜택을 누리는 시대라고들 한다. 그런데 이런 성과를 온전히 우리의 힘만으로 이뤘을까.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등 힘든 시기를 우리만의 노력으로 벗어나서 번영하는 대한민국의 위업을 이뤘다면 참으로 좋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음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과거만 그런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이런 시스템에서 번영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은 우리만으로도 잘 살 수 있다는 자만심으로 가득차 있는 듯 싶다. 자주국방, 자립경제 등 미래를 지향해야 할 구호가 현실에 바로 적용되면서 국민의 혼란과 분열을 초래하고 있다.

지금 형국을 보며 끌끌~ 혀 차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 있다. 세계무역에 나서는 기업 전사들은 뒷전으로 제쳐두고, 공짜 선심으로 표를 사고자 안간힘 쓰는 정치 모리배들이 설치는 나라의 미래가 참으로 걱정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말한다. 에둘러 모른 채 하고 이 한 몸 편히 살자는 생각이 무시로 들지만 내 새끼 미래가 달렸는데 어떻게 모른 채 하냐고.

결국 탈 한국의 극단적인 말까지 나온다. 백성을 어여삐 여겨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마저 오염되어 버린 이 세상에서 온전한 정신으로 살기는 글렀으니 벗어나고 싶다는 것이다.

4·15 총선이 다가온다. 위민(爲民)의 제대로 된 정치철학(哲學)을 가진 선량을 뽑는 마지막 기회다. 세뱃돈 받고 무릎애교로 기쁨 준 손자손녀가 살아갈 미래 대한민국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것을 명심하자.

 
이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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