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꽃의 이름과 꽃 말
[농업이야기] 꽃의 이름과 꽃 말
  • 경남일보
  • 승인 2020.02.0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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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꽃 이름은 장미, 국화, 카네이션 등이다.

각 사람마다 이름이 있고 개와 고양이들도 이름으로 불러지듯이 꽃도 그냥 장미가 아니라 구체적인 이름이 있다. 새로운 장미를 개발하게 되면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이름을 짓는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어떤 이름을 지을지 고민이 되는 것처럼 꽃 이름을 짓는 것도 고민되는 일이다. 한 번 지어진 이름으로 한 평생을 살아가야 하듯 꽃 이름을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 그 꽃이 알려지는 것과 소비자의 호응도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꽃 이름을 지을 때는 꽃이 가지고 있는 색깔과 모양이 만들어내는 이미지와 어울리는 이름을 찾는 것이다. 따라서 한 번 들었을 때 그 꽃이 쉽게 연상이 되면 이름을 잘 지은 것이다.

꽃이 가지게 되는 것이 이름 외에 하나가 더 있는데 그것은 바로 꽃말이다.

사람들은 꽃 이름보다는 꽃말에 더 익숙한지도 모르겠다.

꽃말은 아라비아의 세럼(selam)이라는 풍습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다. 17세기 오스만튀르크 시대의 수도 이스탄불에서는 꽃에 하나님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생각에서 각각의 꽃에 어울리는 꽃말이 주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의미가 있는 꽃을 선물하고, 꽃을 받는 사람 또한 꽃 선물을 통해 의사를 전달하는 세럼이라는 풍습이 생겼다고 한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꽃 소비액이 2018년 기준 1만 1800원에 불과하다. 유럽권의 평균 10만 원, 이웃 일본의 6만 원과 비교할 때 현저히 적은 금액이다.

반려동물인 개와 고양이들은 이름을 받고 사람들의 삶에 이미 다가와 있지만 꽃은 아직도 생활 밖에 머물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

김춘수 시인의 시처럼 어쩌면 우리가 꽃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꽃이 전하는 말을 들어보기 전에는 우리에게 꽃은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익명의 꽃일 뿐이다.

이름과 말은 한 사람의 정체성을 알 수 있는 가장 명백한 지표 중 하나일 것인데 꽃의 말은 사람의 말보다 정직하고 꽃의 이름은 꽃향기보다 진하다.

꽃을 구입하기 전에 꽃의 이름을 물어보고 꽃의 말을 먼저 들어보자.

익명의 댓글들이 빗발치는 전쟁터, 포성과 같은 굉음에 소통이 끊어진 오늘, 꽃은 시대와 세대를 화해시키는 훌륭한 메신저가 될 것이다.

/안동춘 경남도농업기술원 화훼연구소 육종담당 농학박사



 
안동춘 경남도농업기술원 화훼연구소 육종담당 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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