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 바이러스는 지금도 배태되고 있다
변종 바이러스는 지금도 배태되고 있다
  • 경남일보
  • 승인 2020.02.0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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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논설위원·수필가)
불행은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치지 않는다. 잉태되고 오랜 배임기간을 거쳐 마침내 현실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아주 미약한 나비의 날개짓을 무시하는 사이 그것이 쌓여 엄청난 기후변화라는 재앙을 가져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이미 사스와 메르스를 통해 잉태되었고 짧지 않은 배태기간을 거쳐 마침내 세상에 드러났다. 학교가 개학을 미루고, 헌혈이 중단되고, 대형 유통업체들이 한산해졌다. 겨울축제가 줄줄이 취소되고 거리엔 사람의 왕래가 뜸해졌다. 국경을 폐쇄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올 지경이다. 10년 전 개봉된 영화 컨테이젼과 흡사하다. 무엇이든 만져선 안되고 무조건 탈출하거나 두문불출 하는 것이 상책이라던 영화 속 예언적 장면들이 그렇고 그런 상황에서도 이익을 노리는 군상들의 모습이 그러하다.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빌 게이츠가 한 예언이 회자되기도 한다.

신종 코로나 변종바이러스는 이미 박쥐의 몸에서 언제든 사람의 몸으로 옮겨 올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바이러스의 변종은 그간에 겪었던 사스나 메르스에 대한 백신이 개발되기도 전 나타나 속수무책 당하고 있다. 400명이 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감염자는 수만명에 달한다. 언제 잦아들지, 얼마나 많은 희생자가 생겨날지 모를 일이다. 신종 바이러스는 인명피해는 물론 국제관계와 당면한 선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대로 계속된다면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시진핑주석의 방한이 연기되거나 취소될 가능성이 크다.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선거에도 영향을 미쳐 선거운동을 잠정 중단하자는 제의가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는 정부, 여당에 치명적 충격을 주고 있다. 벌써부터 정부가 중국 눈치를 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정책이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신문지면을 메운다.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떨어지자 여당마저 정부에 더 강력한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국민들은 중국발 전염병인데도 ‘천심이 민심이다’라며 정부를 탓한다. 거래가 끊기고 사람끼리의 대면이 줄어들어 경기가 엉망인 것도 정부, 여당 탓이다. 선거가 코앞이어서 긴장할 수밖에 없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4월 총선은 ‘코로나 바이러스총선’이 될 게 분명하다. 여기에다 정부여당은 이미 지나간 사스나 메르스와 맞먹는 조국, 유재수, 김의겸과 울산 선거하명사건, 검찰개혁 등 메가톤급 악재로 고통을 받고 있는 와중이다. 만약 임종석, 최강욱, 이광철 등 또 다른 ‘변종’이 나타날 경우 정국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번질지 모른다. 점차 언론의 비판 수위가 높아지고 진영 내에서의 쓴소리가 나오는 것을 비상경보 신호로 받아 들여야 한다. 진중권이 연일 뼈아픈 소리를 내더니 최근에는 "추미애는 인형에 불과하고 복화술사는 최강욱, 이강철"이라는 예언(?)을 쏟아냈다. 그런데도 여당은 기소 중이고 이미 정계은퇴를 선언한 임종석을 호남을 책임지는 선대위원장으로 밀고 있는 것을 보면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다는 뜻이다. 국면전환을 위한 처방이 절실하다.

울며 매달리는 김의겸을 내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김의겸 역시 가던 걸음을 멈춘 것은 잘 한 일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정부, 여당에 필요한 것은 읍참마속이다. 변종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과감히 잘라 내야 한다.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검찰에 기소됐거나 수사 중인 사람들은 모두 제거하는 외과적 수술만이 민심을 회복하고 총선에서 이기는 길이다. 신종 코로나로 멍든 국민들에게 생기를 불어 넣는 길이기도 하다. 나비의 날개짓으로 이는 바람에도 민감하게 대처해야 할 절체절명의 위기라는 자세로 이완된 민심을 다스려야 한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공정과 평등, 정의를 내세우고 심기일전해야 한다. 바르게 서야 신종바이러스와 같은 천재에도 국민들의 단합과 협조를 구할 수 있다. 지금 이 시간, 어디에서 불행이 잉태되어 자라고 있는지 면밀히 살펴 볼 일이다. 다시 조국사태와 같은 인재가 발생하면 그야말로 수렁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길은 당장은 손해인 것 같아도 바른 길을 가는 것이다. 그 결과는 4.15총선에서 나타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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