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의 경제이야기] 슈퍼볼과 광고의 경제학
[김흥길의 경제이야기] 슈퍼볼과 광고의 경제학
  • 경남일보
  • 승인 2020.02.0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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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Bowl 2020



미식축구의 슈퍼볼은 미국야구의 월드 시리즈, 미국 농구의 NBA 파이널 그리고 아이스하키의 스탠리 컵과 함께 미국 4대 프로 스포츠 결승전으로 꼽힌다. 슈퍼볼은 미국의 미식축구리그 NFL(National Football League)의 결승전 경기를 말한다. 양대 컨퍼런스인 내셔널 풋볼 컨퍼런스(NFC)와 아메리칸 풋볼 컨퍼런스(AFC)의 결승 팀이 단판 승부를 벌이는데,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경기 스포츠 이벤트이다. 미국에서는 연례적인 대행사이며, 추수감사절 이후 식량소비가 가장 높은 날이다. 주로 매년 2월의 첫 번째 일요일에 경기가 치러져서 ‘슈퍼볼 선데이’라고 알려져 있다. 7전 4선승제인 월드 시리즈, NBA 파이널이나 스탠리 컵과는 달리 오로지 단 한 번의 승부로 우승팀이 갈리기 때문에 경기의 긴장감은 절정에 이르게 된다. 슈퍼볼 선데이에는 술집이란 술집은 가득 차고, 개인 집에서도 친구, 친척들이 모여서 이른바 ‘슈퍼볼 파티(Super Bowl Party)’를 하는 게 오래된 전통이다.

미식축구 리그는 NFC와 AFC의 양대 컨퍼런스로 나눠지고, 각 컨퍼런스 밑에는 4개씩 8개 디비전(지구)으로, 그리고 각 디비전마다에는 4개 팀씩으로 짜여 있어 총 32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1920년대에 창설된 내셔널 풋볼리그(NFL)는 1950년대까지 AAFC 등 수 많은 경쟁 리그들의 도전을 물리치고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었다. 그러나 1959년 결성된 아메리칸 풋볼리그(American football league)는 이전의 도전자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NFL의 빈틈을 공략하면서 NFL의 지위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특히 1950~1960년대 급속하게 성장했으나 NFL의 독점적 폐쇄정책으로 메이저 프로 풋볼리그의 수혜를 받지 못하던 서부, 남부 지역의 대도시들을 중심으로 이들 도시의 메이저 스포츠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면서 착실히 세를 불려나갔다. 이에 NFL도 질세라 그동안의 폐쇄정책을 버리고 적극적으로 리그를 확장하면서 AFL의 견제에 나서며 프로풋볼 시장의 규모를 키웠다. 프로풋볼 시장의 규모가 전국으로 확대되자, 월드시리즈처럼 NFL과 AFL 우승팀끼리의 대결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양 리그 사무국이 1967년 1회 슈퍼볼을 출범시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시청률이 집계된 이후, 세계 단일 스포츠 결승전 시청률 1위는, 2009년에 UEFA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외에는 언제나 슈퍼볼이 차지했었다. 미국에서만 전체 국민 3억3000만 명 가운데 1억1000만 명이 슈퍼볼을 시청한다. 시청률은 대체로 40~50%인데 1982년에는 49.1%를 기록했다. 시청률뿐 아니라 방송점유율도 압도적인데 2013년 슈퍼볼의 경우엔 69%의 점유율로 미국 전체 TV 10대중 7대가 슈퍼볼을 시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포츠매체 ESPN은 2020년 슈퍼볼의 경제 효과가 6억달러(약 7170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슈퍼볼의 중계방송 수입은 어마어마하다. 올해 슈퍼볼 광고 단가는 30초 기준 560만달러(약 67억원)로 지난해보다 5.7%가량 올랐다. 미국 대선을 앞둔 올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주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슈퍼볼 TV 광고에 각각 1100만달러(약 131억원)가 소요되는 60초짜리 광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광고료가 1초당 2억 원이 넘는데도 전 세계 기업들은 광고시간을 따내기 위해 경쟁을 벌인다.

50년 만에 캔자스시티가 우승을 하며 막을 내린 2020 슈퍼볼에는 총 62편의 광고가 나갔다. 이들 광고 가운데서 USA 투데이 애드미터가 선호도 조사를 한 결과, 1위는 미국 자동차 지프(Jeep)가 차지하였다. 선호도 2위는 한국의 현대 소나타의 60초 광고였다. 현대 자동차는 ‘Smart Parhk’라는 신형소나타의 원격 스마트주차 보조시스템 이야기 속에 유머코드를 삽입한 것이 주효하였다. 보스턴 사투리를 넣어 해프닝을 연출해낸 것이다. 유머를 살리기 위해 보스턴 출신 배우 캡틴 아메리카의 크리스 에반스와 배우겸 감독 존 크래신스키, 코미디 배우 레이첼 래치와 메이저 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의 데이비드 오티스가 출연하여 이목을 끄는데 성공한 것이다.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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