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체육 문화 예술교육 지원에 대하여
[교육칼럼]체육 문화 예술교육 지원에 대하여
  • 경남일보
  • 승인 2020.02.1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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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택 (前 창원교육장)
교육열이 으뜸이라는 우리나라에서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여럿 있다. 대다수 국민이 고등교육을 받았음에도 시민정신은 그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자기 분야에서 크게 성공한 사람들이 만드는 정치는 정쟁만 일삼으니 국민성을 탓해야 할지 교육을 탓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방탄소년단으로 대표되는 한류 현상이나 손흥민의 축구와 여자 골프, 그리고 지구촌 곳곳을 누비는 경제인의 성공은 교육이 달라지면 우리나라를 이보다 훨씬 부강하며 수준 높은 문화대국으로 만들 수 있을 거라는 말들을 한다.

우리 교육은 이제 달라져야 한다. ‘가두는 교육’을 그만 두어야 한다. 우리는 아이들을 학교 안에만 가두어 두려고 한다. 학교가 안 되면 학원이 아이들을 붙들어두게 한다. 학교나 학원에 가두어(?) 내 눈에 안 보이면 안심을 하다가 눈에 보이면 불안하고 걱정되며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고 만 우리 아이들이다. 아이들이 마을에서 놀고 있는 모습이 이상하게 보이고 또래끼리 어울리는 아이는 혹시 문제가 있는 아이는 아닌가 의심부터 하는 아주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다.

한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는 지극히 평범한 진리를 우리 사회는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이들을 학교 안에만 가둬서는 안 된다고 말들을 하지만 학교를 벗어난 곳에서 아이들이 신나게 놀고 그 끼와 재주를 펼칠 수 있는 체육 문화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청소년 전용 축구장이나 농구장 등의 체육시설이 있는가? 아이들이 언제든지 찾아갈 수 있는 공연장이 있는가? 음악이나 미술에 끼가 있는 아이들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악기를 연주하고 미술을 감상할 수 있는 나라는 만들 수는 없을까? 아이들의 소질과 적성을 살리고 자기가 원하는 분야에서 마음껏 공부하고 그 결과로서 일과 직업을 갖게하는 교육유토피아를 만들 수는 없는가?

청소년기의 가장 큰 특성은 욕구가 다양하고 강렬한 분출이다. 이 시기에는 다양하고 강렬한 어떤 욕구를 분출하게 되는데 그것을 제대로 다루지 않으면 공격적 행동으로 나타난다. 마치 물꼬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둑이 터지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런데 우리나라 교육은 오로지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서라면 모든 욕구를 참아야 한다고 강요한다. 강요한다고 될 일이 아님에도 말이다. 그것이 정도가 심하면 문제아를 만들기도 하고, 당장은 별 탈 없이 자란 것 같지만 인간관계 능력이 떨어지고 정서가 불안한 성인이 되어서 우리 사회를 삭막하게 만드는 한 요인이 된다.

청소년기의 문화적 활동은 단순히 소질을 기르는 그 이상이다. 문화적 활동은 그 자체에 공격적 행동을 대상적(代償的)으로 해소 발산시키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교육이론에 근거하여 공교육은 전인적 성장을 위하여 체육 문화 예술활동에 힘써야 하고, 문제행동 치료에 문화적 활동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그러므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청소년의 정상적인 성장을 위하여 체육 문화예술 시설 확충에 대한 특단의 정책을 강구해야 한다. 그리고 교육당국과 학부모는 아이들이 또래와 함께 체육 문화 예술활동이나 여행 등을 할 수 있게 한다면 우리 교육은 분명 달라질 것이다.

가두기에만 익숙해진 가정과 학교, 가두는 교육을 조장하고 방조하는 듯한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와 힘을 모아 새로운 교육패러다임을 만들기를 촉구한다. 그리고 정치권은 국가의 백년대계로 체육 문화 예술교육 활성화 지원 정책을 강구할 것을 기대해본다.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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