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교수 채용을 위한 제안
공정한 교수 채용을 위한 제안
  • 경남일보
  • 승인 2020.02.1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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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희복 (진주교대 교수)
대학이 국가 공정성의 훼손에 얼마나 부정적으로 기여했는가를 알 만한 사람은 안다. 알고도 침묵을 지키면, 참다운 지식인이 아니다. 이상한 침묵 속에서 침묵을 향해 진실의 소리를 내라고 외쳐야 한다. 그래야 우리나라가 공정 사회로 발전한다. 국가의 공정성은 모든 분야에 걸쳐 해당되는 얘기지만, 기본적으로는 대학이다. 대학이 부패하면, 나라도 부패하기 때문이다. 대학의 미래사회는 공정한 교수 채용에 달려 있다. 젊은 교수들이 앞으로 대학의 미래상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나는 공정한 교수 채용을 위해 몇 가지 제안하려고 한다.

첫째, 교수 채용의 모든 과정은 공개적이어야 한다. 지금의 대학교수 채용 과정은 과거보다 더 비밀에 부쳐지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철통 보안이다. 공정성 확보를 위해서란다. 하지만 여기에 역설의 함정이 있다. 철통 보안은 불공정성이 암약하는 거점으로 악용되고 있다. 이게 현실이다.

둘째, 대학마다 교수공정채용 감시단을 설치해야 한다. 이 감시단은 교수, 직원, 학생, 시민 등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다양한 인적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감시단이 설치되면, 설치 그 자체만으로 실효가 있으며, ‘적당하게 짜고 치는 고스톱’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셋째, 교수 채용의 핵심인 전공 심사를 혁파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관행은 전공 심사는 비전공자 내부 심사자가 심사를 해 왔다. 앞으로 전공 심사는 비전공자인 내부 심사자 2명, 전공자인 외부 심사자 2명이 한 자리에 모여 학술대회를 하듯이 하루 종일 토론해야 한다. 이때 교수공정채용 감시단도 함께 자리해야 한다. 그래야만이 젊은 연구자의 탁월한 성과를 망나니 칼춤 추듯이 단칼에 베어버리는 일이 없어진다. 십 수 명의 응모자의 논문 백여 편을 40, 50분 안에 쓰윽 보고는 점수를 내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

넷째, 학과 면접에서 체조채점법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 학과 면접에는 충분한 인원이 구성되어야 한다. 7명이면 7명, 8명이면 8명으로 말이다. 숫자가 남으면 선발하고, 숫자가 모자라면 인접 학문 학과의 교수로 보충해야 한다. 한 면접자가 특정인을 뽑을 심산으로 최고점을 주고, 특정인을 탈락시킬 요량으로 최저점을 주면, 그 나머지의 심사는 무력해질 수밖에 없다. 최고 점수와 최하 점수를 빼고 그 나머지를 합해 평균을 내는 것이 체조채점법이다.

다섯째, 궁극적으로 양보의 미덕이 필요하다. 그 분야에 공부가 부족하면, 스스로 전공 심사를 누군가에게 양보해야 한다. 평소에 연구가 부실한 교수가 채용 심사를 꼭 해야겠다는 것은, 정말 아니라고 본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공정한 교수 채용은 대학의 앞날이요, 미래사회의 미래상이기도 하다. 학과의 필요성에 의해 이런저런 사람을 뽑겠다는 것은 기득권을 내세우는 논리에 지나지 않는다. 일종 권리 남용이다. 응모자 모두에게는 균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교수를 채용할 때, 학과나 학교에는 아무런 권리가 없다. 공정하게 진행해야 할 의무만이 있을 뿐이다. 마지막으로 최고 관리자는 결과가 정의로운지를 눈여겨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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