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칼럼]아시아계 배우는 없었던 ‘로컬’
[대학생칼럼]아시아계 배우는 없었던 ‘로컬’
  • 경남일보
  • 승인 2020.02.1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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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진(경상대신문 편집국장)
지난 2월 9일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과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하고, 봉준호 감독이 감독상을 받았다. 이로 인해 ‘기생충’은 비영어권 영화로써 아카데미 작품상을 최초로 수상한 작품 되었으며, 아시아계 작가가 각본상을 탄 첫 작품으로 기록되었다.

아카데미 시상식 실황을 비추는 화면에는 반가운 얼굴들이 보였다. 봉준호 감독뿐만 아니라 배우 송강호, 이정은, 조여정, 박소담, 최우식 등과 재치 있고 명확한 통역으로 이름을 알린 샤론 최(최성재)도 함께였다. 그러나 아카데미 시상식에 자리한 한국 배우 그 누구도 주연상이나 조연상으로 단상에 오르는 일은 없었다. ‘결혼 이야기’, ‘조커’, ‘작은 아씨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아이리시 맨’ 등 작품상 후보에 오른 여러 영화의 주·조연 배우들은 각각 주·조연상 후보였다. 이 중 영화 ‘조커’ 호아킨 피닉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브래드 피트, ‘결혼 이야기’ 로라 던이 각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6개 부문에 후보로 오르고 4개 부문에서 수상한 대단한 영화 ‘기생충’인데 가장 큰 역할을 맡았다고 할 수 있는 이정은 배우를 포함한 ‘기생충’ 배우들은 주·조연상 후보조차도 되지 못했다. 봉준호 감독의 말마따나 아직 “오스카는 로컬”일지도 모른다.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화 시상식이지만 결국 국제영화제가 아닌 미국이라는 지역에 한정되어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이러한 한계는 ‘기생충’이라는 작품 자체만을 바라보고, 배우들 역량은 인정하지 않았던 현상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1929년에 시작해 올해 92회를 맞았지만, 아시아계 작가가 각본상 후보에 오른 것은 한 손에 꼽는다. 감독상은 85회 시상식에서 이안 감독이 수상한 이후로 봉준호 감독이 유일하다. 작품상도 마찬가지이다. 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이전 총 5번 아시아계 영화인이 작품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으로 이어진 적은 없다. 결국 별칭처럼 ‘백인들을 위한 오스카’였다.

하지만 ‘기생충’이 세계적으로 큰 환호를 얻으며 공공연했던 인종차별에도 경종이 울리는 듯하다. 흔치 않게 아시아계 감독과 작가가 수상하고 이들 이름이 알려지면서 기대할 수 있는 효과이다. 대사 하나 없는 역할이라도 한국 작품을 하고 싶다 말한 배우 산드라 오는 ‘기생충’의 선방에 누구보다 순수하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영화 하나로 시작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시선이 몰려 있다. 아시아계 사람들이 많이 등장하고 또, 만들어가는 그런 필름들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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