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너무 빠르네
친구
건강하시게
아득한 해넘이 풍경이다. 해 뜨고 해지는 하루의 삶이 결코 가볍지 않은 일임을 시인은 알고 있다. 지나온 세월이 쏜 화살 같고, 당긴 시위가 뚫고 온 그 세월의 촉에는 수많은 희로애락이 비껴갔을 것이다. 한마디로 ‘삶이 단순한 생존 이상이라는 것(’왜 사느냐고‘ 중)’을 알고 있는 게 분명하다.
삶에 지쳐 힘들 때마다 끝까지 곁에 남아 다독여주었던 친구에게 안부를 전하는 듯한 시적 문장이다. 지는 노을을 바라보는 시인의 어깨 위에 걸터앉은 삶의 무게가 꽤나 붉어서 초연함을 느끼게 한다. 그렇다면 뒤늦게 맺은 문학이라는 친구와 더불어 여생, 사유를 깎고 다듬어 더욱더 풍성한 삶을 재발견하면 어떨까. 너머에 아침이 있기 때문이다./시와경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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