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블랙아이스로 인한 사고 소식을접하며
[객원칼럼]블랙아이스로 인한 사고 소식을접하며
  • 경남일보
  • 승인 2020.02.1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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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중 (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항공기계과 교수)
겨울마다 눈길이나 빙판길로 인한 자동차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연말 블랙아이스로 연쇄충돌사고가 발생하여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거나 다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필자도 블랙아이스로 인해 사고를 당할뻔한 경우가 있었다. 오래 전이라 정확한 시기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출근 길에 발생한 상황이었는데 다행스럽게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왕복 6차선 도로에서 중앙분리대가 설치된 곡선 도로의 1차선 도로를 주행 중이었는데,전방 1차선 주행 중인 차량들의 속도가 느려진 것을 발견하고 브레이크 페달을 천천히 밟아가는데 원하는데로 제동이 되지 않아 좀 더 페달에 힘을 가하면서 차가 미끄러지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앞 차와의 간격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2차선으로 변경을 하려 했지만 바로 옆 차선에 나와 비슷한 속도로 주행 중인 차가 있는지라 차선 변경도 불가한 상황이었다.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엔진브레이크를 한번 사용해보자는 생각이 들어 얼른 저단 기어로 변속을 하였다.다행스럽게 엔진브레이크가 작동하면서 차의 속력이 조금 줄어들었고, 그 사이 나란히 주행하던 옆 차선의 차가 앞서 나가면서 발생한 조그마한 공간으로 끼어들 수 있어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필자의 경우 내리막 길이나 눈길 등 미끄러운 곳에서 엔진브레이크를 자주 활용하던 경험이 사고를 모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자동차가 원활히 제동이 되려면 타이어와 도로 면 사이에서 적당한 마찰력이 발생해야 한다. 마찰력은 정지 마찰력과 운동 마찰력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는데, 정지 마찰은 접촉하는 두 면의 상대 운동(미끄러짐)이 없는 상태에서의 마찰이고,운동 마찰은 접촉하는 두 면의 상대 운동이 있는 상황에서의 마찰이다. 그런데 운동마찰력보다 정지마찰력이 크므로 원활한 제동이 되려면 타이어와 도로면 사이에 미끄러짐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자동차가 미끄러지는 상황을 인지하는 것은 자동차의 주행속도와 바퀴의 회전속도를 비교하여 알 수 있다. 바퀴가 1회전하는 동안 굴러가는 거리와 시간으로부터 구한 바퀴의 회전으로 인한 진행속도와 자동차의 주행속도를 비교하여, 두 속도가 같으면 바퀴가 미끄러짐 없이 굴러가는 상황이고 주행속도가 더 크게 나타나면 두 속도의 차이만큼 바퀴가 도로 위를 미끄러지는 것으로 판단한다. 미끄러짐이 발생했을 때는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어 바퀴의 회전 속도를 회복시켜 차의 주행속도에 이르게 하여 미끄러짐을 제거한 후, 다시 제동하면 보다 효과적인 제동성능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요즈음 차량에는ABS(Anti-lock Brake System)가 장착되어 바퀴와 도로 사이의 미끄러짐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절하여 제동성능을 높여줄 뿐 아니라 미끄러짐으로 인해 발생하는 차량의 전복도 방지해준다. 이러한 기술은 항공기에 적용하던 미끄럼방지시스템(Anti-skid System) 기술이 자동차에 적용되면서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착륙 중 강한 제동력이 필요한 항공기의 경우 활주 중 미끄러짐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상황을 예방하고,미끄러짐으로 인한 타이어의 편마모도 줄임으로서 보다 효과적인 운용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으로 미끄러짐으로 인한 사고를 줄일 수는 있으나, 블랙아이스와 같은 상황에서는 사고를 피하기 어렵다. 아침 일찍이 바쁘게 출근 길에 오르는 일상이지만 마음의 여유를 갖고 좀더 안전에 유의하여 소중한 우리의 일상을 지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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