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건너
배 건너
  • 경남일보
  • 승인 2020.02.1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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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논설위원)
어릴적 살던 지금의 진주시 천전동, ‘배 건너’는 그런대로 넉넉한 지역이었다. 성 밖이라 단 한 번도 각광을 받지는 못했지만 대동공업과 조일목관에 동양염직 추겸호 공장, 욕쟁이 공장 등 직물공장들이 들어서 아침저녁 출퇴근길, 자전거와 아가씨 행렬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월급날이면 시가지가 흥청일 정도로 돈이 풀려 진주경제를 주도했지만 그렇다고 ‘배 건너’가 단 한 번도 도심 대접을 받은 적은 없다. 지금은 칠암, 강남, 망경남북, 주약동 등 5개동이 합쳐 천전동으로 행정구역이 통합됐지만 여전히 진주시의 변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변방이던 문산면은 혁신도시로, 정촌면은 대학촌과 산업단지가 들어선 신도심으로, 금산면은 신주거지역으로 발전해 경제적 위상도 높아졌지만 천전동은 대동공업의 이전과 비단공장의 쇠퇴 등으로 오히려 위축된 느낌이 없지 않다. 5개동을 천전동이라는 하나의 행정구역으로 통합된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천전동의 실상은 천전시장이 잘 드러내고 있다. 50~60년 전과 진배없는 낙후를 면치 못하고 있다. 상권은 원도심과 도동, 혁신도시에 집중돼 맥을 못 추고 있는 실정이다. 어쩌면 원도심보다 먼저 살려야 할 곳이 천전지역이다. 그 시발은 천전시장의 활성화에 있다. ‘배 건너’라는 말이 더 이상 변방으로 들리지 않을 부양책이 필요하다.
 
변옥윤·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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