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2월 14일은 무슨 날인가요?
당신에게 2월 14일은 무슨 날인가요?
  • 경남일보
  • 승인 2020.02.2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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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남 (경상남도 기후변화교육센터 팀장)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리스도교의 성인 발렌티누스를 기리는 축일에서 유래되어 사랑하는 연인, 친구, 가족이 초콜릿을 주고받는 날인 발렌타인데이를 떠올릴 것이고 또 일부는 안중근 의사의 사형선고일 이라는 가슴아픈 역사앞에 초콜릿의 상술을 꾸짖으며 역사의식의 중요성을 알리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수없이 흘러가는 시간속에 무엇만 옳고 그르다를 결정하기 보다는 절대 잊지말아야할 중요하고 숭고한 역사를 기억속에서 놓지 않는 우리가 지금 이순간 사랑과 희망을 초콜릿에 담아 함께 나눌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지 않을까.

그런데 올해는 기억해야 할것이 한가지 더 있었다.

지금의 2020년 2월 14일에는 역사의식과 초콜릿 그리고 바이러스 가 함께 있다는 것이다.

우리생활의 이 즈음은 입추가 지나고, 학생들의 졸업식이 시작되며 마침과 시작을 축하하는 연례행사들이 자연스레 떠오르는 시기이다. 그리 공부를 잘하지 못해 단상에서 상장 하나 받지 못하는 필자였지만 아버지는 휴가를 내시고, 엄마는 가게를 쉬면서 울긋불긋 촌스러울만도 했던 꽃다발을 한아름을 안고 자랑스레 지켜봐주시던 모습이 필자의 졸업식 기억이다.

그 추웠던 운동장에서 긴 훈화말씀을 들으며 오돌오돌 떨던 우리의 졸업식에는 바이러스가 없었다.

그런데 30년이 훌쩍 흐른 2020년 졸업식에 운동장이 등장했다. 부모님들과 가족들만이 기다리는 운동장.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실내 강당 졸업식이 전면 취소 되면서 학생들끼리 교실에서 조촐하게 진행하는 졸업식으로 변경 되었기 때문이다.

모든 졸업식의 의미와 가치가 중요하지만, 필자에게 초등학교 졸업은 또 다른 의미가 깊은 터라 둘째의 초등학교 졸업식 변경 소식은 서운함과 여러 가지 생각을 들게 했다.

박쥐에게 존재한다는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퍼지게 된 문화적 문제, 그 문제를 누구의 탓만으로만 경계하고 비판하고 이용하는 정치 과연 이런 대처가 우리 아이들의 졸업식을 앞으로 지켜낼 수 있을까 라는 무게를 가지게 되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하루아침에 박쥐에서 생긴 것이 아니지 않은가. 코로나바이러스는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주변에 있었고 사람보다는 동물에게서 더 자주발생하는 바이러스라고 한다.

사람에게는 주로 코 등 사람 상부 호흡기에 감염해 바이러스성 감기를 유발하는 정도의 바이러스였던 코로나바이러스가 급격히 힘을 가지고 무서워 진 것은 돌연변이의 결과였다.

올해의 코로나19 역시 2002년 사스, 2015년 메르스에 이어 더 강력해진 바이러스가 되어 돌아온 것이라 한다.

돌연변이는 자연계의 자연스러운 변화이지만 그변화가 인간에게 치명적인 위험이 되어서는 안되기에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바이러스 문제를 좀 더 근원적으로 바라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산업화로 인한 오염, 동물들의 서식지파괴,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가 동물들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과 그 생태계를 침범하는 인간들의 생활을 함께 문제로 바라본다면 인간과 동물,그리고 생태계의 공존이 진정한 바이러스의 척결로 가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조천호 박사님의 강의에 미세머지가 불량배라면 기후변화는 핵폭탄이라는 말씀이 떠올랐다. 처음에는 약한 불량배 였던 코로나가 핵폭탄이 되어 다시 돌아와서는 안 될 것 이 아닌가.

영화에서나 있을법한 스토리인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노리게 되어도 그 감염될 구해줄 어벤져스도 실제에는 없으니까. 아이들의 꺄르르 웃음소리와 졸업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마스크와 손청결제에 넘겨주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김효남 경상남도 기후변화교육센터 팀장
 
김효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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