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毒)의 확산에 따른 준비와 자세
독(毒)의 확산에 따른 준비와 자세
  • 경남일보
  • 승인 2020.02.2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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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부용 (객원논설위원·경남연구원 연구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코로나19’가 전염(epidemic)단계를 지나 대유행(pandemic)단계로 갈 조짐이다.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확산된 지난 이틀의 주말을 지나 한주의 시작인 어제, 오늘도 거리나 상가, 학교나 도서관은 물론 작은 모임이나 생산 현장마저 얼어붙었다. 바이오, 나노, 인공지능, 빅데이터로 대별되는 21세기 첨단신기술 시대임에도 접두어 ‘신종’처럼 백신도 치료제도 없이 빠른 전파력에다 여느 사건 사고처럼 사전 정보나 상황인식 부재에 초기의 대응과 대처 미흡이 현재에 이르게 했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고 치유력을 키우는 것이 당면한 과장 큰 과제이지만 더한 우려는 국가 전체 경제는 물론 서민과 가계,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 지역경제기반이 맥없이 허물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전자는 우수한 의료기술력과 질병과 재난에 대한 총체적 관리능력을 국민이 다함께 믿고 따른다면 일부 희생과 불투명한 시간의 문제는 있지만 치유가 될 일이나 후자의 경우는 간단하지가 않다. 대외적으로는 국가신인도 추락은 물론 교역확대 및 사람과 물자의 이동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게 되고 그로 인한 오랜 기간 동안 쌓아올린 ‘메이드인코리아’나 ‘바이코리아’는 신뢰성을 잃게 되면서, 여파로 가장 기초단계인 가계, 서민과 중소기업이라는 지역경제기반이 허물어뜨리게 되는 대내적 상황 악화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당장의 큰 충격은 서민경제에서 시작되고 있다. 빠른 진행과 확산으로 인해 모임이나 단체활동 제한, 대화와 공동식사 자제와 같은 절제되지 못한 막무가내식의 대책이 난무하다보니 거리는 한산, 점포와 가계와 식당은 문을 닫거나 개점휴업상태로 서민경제가 크게 위축되고, 마스크나 라면류 등 식료품 사재기 현상도 목격되고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닥치고 겪는 엄중한 상황의 하나이기에 더불어 살기 위해 신중하면서 모두가 위하고 협력하여 이겨내려는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대책을 치밀하게 마련하고 또한 실천해 가야 한다. 위기 상황에 대한 각 분야와 영역, 경제주체와 객체 등을 포함한 모든 도민의 활동을 열거하고 분류하여 각 상황에 대한 지침을 뚜렷하게 만들고 알려서 따르도록 해야 한다. 현재와 같이 정제되지 못한 감염 예방과 방어논리만 내세우다보니 등산길 주변의 사람 발길도 없는 곳에 맑은 공기를 마셔야 함에도 마스크를 쓰고 있는, 회의를 하면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라니 턱밑에만 두르고 있고, 단체 활동 억제나 차단을 강조하니까 탁한 집안이나 실내에만 웅크리면서 생산은커녕 외부 기초경제활동조차 기피하고 있다. 더 절실한 것은 위기 강조나 상황 전달에 더하여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다는 긍정의 힘과 자신감이다.

바이러스는 박테리아로 알려진 세균과 달리 라티어로 ‘독(毒)’이라고 한다. 단독으로 살 수 없기에 숙주, 인간에 기생하게 된다. 인류가 귀찮은 바이러스를 떨쳐내려 하니까 생존을 위해 다시 돌연변이를 거듭해 다른 류의 독이 된다. 지난 2003년의 사스(SARS), 2009년 신종플루나 2015년의 메르스(MERS) 등이 변종들이다. 바이러스는 숙주인 인간이 죽으면 사라진다. 신종 코로나19도 치사율은 낮다. 세계는 지금 인공지능의 최첨단을 걷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물리적 기술로서 순수한 창의력보다는 오히려 인류의 삶에서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을 극복하려는 의지의 결과이다. 도내 분야와 영역별 안전과 대비책 수립을 통해 각계각층의 의타적이고 위축되지 않는 긍정과 실천적 삶이 필요하고, 공동으로 협력하고 이겨내려는 강한 의지와 손길과 마음 나눔의 사회적 기술이 지금 필요하다.
 

송부용 (객원논설위원·경남연구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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