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했다는 신천지 부산 교회 밤마다 켜지는 불
폐쇄했다는 신천지 부산 교회 밤마다 켜지는 불
  • 연합뉴스
  • 승인 2020.02.28 19: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야고보 지파 하단 교회 신도 2명 상주…생필품 사러 나와
폐쇄했다며 손놓은 사하구 “상주인력 강제조치 권한 없어”
주민 “소극적 행정 못 믿겠어…자세한 설명없어 더 불안”
“폐쇄했다는 신천지 교회에서 밤마다 불이 켜지고 아무도 설명을 안 해주는 데 불안해서 못 살겠습니다.”

28일 오후 부산 사하구 하단동 야고보 지파 교회 앞 횟집 상인 A 씨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야고보 지파 부산 교회는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우한(武漢)에 지파를 관리해온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최근에는 이곳에서 ‘소문난 잔치 신천지 오픈 하우스’라는 신천지 대형행사가 29일 열린다는 포스터가 온라인을 통해 확산해 오거돈 부산시장이 답변에 나서기도 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트위터에 “많은 분이 문의하셨다. 확인 결과 모임은 취소됐다”며 “행사 당일까지 동향을 주시하고 개최 움직임이 보일 시 즉각 조치하겠다”고 알렸다.

사하구도 “해당 교회는 지난 22일 완전 폐쇄 조치하고 출입문을 걸어 잠그고 주차장도 폐쇄했다”며 “경찰 순찰차가 24시간 감시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취재진이 야고보 지파 부산교회를 찾았을 때 실제 사하구 설명처럼 교회 출입문은 모두 자물쇠로 잠겨져 있고 주차장도 모두 봉쇄된 상태였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과 상인들은 밤마다 신천지 교회 간판과 4층에서 불이 켜져 불안하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야고보 지파 부산교회 앞 한 상인은 “밤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불이 켜진다”며 “구청과 경찰에 문의했지만, 안에 최소한 상주 인력이 있고 강제조치를 못 한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도 “강제 폐쇄했으면 불이라도 못 켜게 해야 하는데 안에 사람이 있는데 이게 무슨 폐쇄조치인가 구청에 묻고 싶다”며 “신도가 밖에 나왔다가 들어가는 모습도 여러 차례 목격됐다”고 말했다.

야고보 지파 부산교회 앞에는 횟집 상가 수십 개가 모여 있는데 상가들은 피해를 호소하며 문을 닫은 가게가 절반이 넘었다.

현재 야고보 지파 부산교회에는 2명의 신도가 상주하며 건물을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2명은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고 자가격리 대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설을 강제 폐쇄했다고 했던 사하구는 뒤늦게 “지금은 정식행정명령이 떨어진 게 아니라 사실상 자진폐쇄 단계다”며 “안에 있는 사람까지 내보낼 수는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관련 법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시와 일선 구청은 신천지 교회와 의심 시설을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임시폐쇄 시켰다고 알리고 있지만, 실제 폐쇄조치 이후 어떠한 조처를 하고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리지 않고 있다.

사하구는 부산시로부터 총 5개 신천지 시설을 통보받고 확인에 나섰지만 2개는 이미 업종이 변경돼 있었고, 2개는 시설 측에서 신천지와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어 강제폐쇄조치는 못 하고 있다.

사하구 관계자는 “공부방 형태로 운영되는 것으로 보아 신천지 시설이 맞는 것으로 의심되지만, 시설 관계자들이 극구 연관성을 부인해 강제폐쇄는 못 하고 있다”며 “이미 관련 시설은 신천지 측에서 자체적으로 폐쇄는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천지 관련 시설 명단이 온라인 퍼지면서 시설 주변 상가도 직격탄을 맡는 가운데 행정기관의 소극적인 대처가 시민 불안을 더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신천지 시설 주변 한 상인은 “돈을 들여 방역업체를 불러 소독까지 하고 있지만, 교회 인근이라는 이유로 찾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다”며 “구청이 자기 구 안에 신천지 시설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은지 시민들은 상세 위치까지 다 알고 있는데 구청은 방역 사실도 제대로 알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