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금배지 공천 혈투’, 피도 눈물도 없는 정치판
[경일시론]‘금배지 공천 혈투’, 피도 눈물도 없는 정치판
  • 경남일보
  • 승인 2020.03.0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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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위원)
여야가 총선을 앞두고 서로 헐뜯기 경쟁 속에 피도 눈물도 없는 경쟁이다. 과거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고, 오늘 동지가 내일의 적이 되는 ‘이합집산’이 수시로 일어난다. 4.15 총선을 맞아 금배지를 달기 위한 냉혹한 생존 경쟁이 시작됐다. 지역 텃밭을 일궈온 당협위원장 앞에 외부영입인재라는 낙하산 전략공천으로 빼앗고 뺏기 위한 경쟁이 처절하다. 말 그대로 본선보다 더 어려운 공천 경쟁이다. 승자만이 살아남는다. 총선이 40여일 채 남지 않았으나 이례적으로 여야가 코로나19 확산 속에 모두 극심한 ‘공천 혈투’에 빠져 정책과 비전이 사라지고 있다. 아직도 선거구 획정이 일부 늦어져 유권자들은 자신의 선거구조차 모르는 상황이다. 여야가 선거구 획정을 놓고 정치공학적인 이해득실에 매몰, 어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간사간 회동에 이어 오후 원내대표 회동에서 담판을 시도한다지만 많이 늦었다. 금배지를 위한 막바지 공천경쟁이 살벌하다. 형님·동생, 친구우정도, 직장동료애도, 학교선·후배의 돈독함도, 집안의 혈육도 통하지 않는 총성 없는 전쟁터 같이 정글의 ‘약육강식의 안면몰수’다.

여야의 텃밭에선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본선보다 더 어렵고 치열, 다른 지역보다 더 맹렬할 수밖에 없다. 이런 현상은 국회의원이 하는 일에 비해 대우, 권한, 특혜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의원 연봉이 1억 3000여 만원에 추가로 차량유지비, 사무실운영비, 공공요금 등 경비가 지급된다. 의원 한 사람에게 보좌팀 7명과 인턴 2명이 돕고 있다. 철도·선박·항공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외국 출장 때는 장관에 준하는 일등석이 나온다. 특권이 100여 개나 된다 한다. 불체포 특권과 면책 특권도 있다. 법을 고쳐 특권을 줄여 정말로 지역과 국가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사람이 국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의원은 높은 연봉과 특권에 비해 하는 일은 형편없다는 뜻이다.

여야 지도부와 공천심위위원에 묻는다. 감동 없고, 갈등 많은 공천을 하면 국민들이 냉혹한 심판을 할 수 있다. 국민 앞에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다짐이었지만 그간 총선 판은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다. 청년층을 선거철 투표장 동원과 외부 수혈 대상으로만 이용할 뿐 진정한 세대교체 의지 없이 이벤트에만 치중하면 청년의 좌절은 커지고 결국 정치 불신과 외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청년 정치라는 반짝 쇼가 아니라, 중진의 ‘낡은 정치’가 물러나고 ‘물갈이 젊은 정치’에 길을 내주는 진정한 쇄신부터 이뤄져야 한다. 만약, 더불어민주당이 4+1로 선거법을 야합해놓고 이젠 탄핵을 막는다고 군소정당의 ‘토사구팽(兎死狗烹)궁리의 비례위성정당’을 만들 때는 자신들이 만든 ‘자충수 덫’에 걸려 진짜로 용서를 받을 수 없을 것이다.

의원 숫자를 확 줄이거나 국회 무용론까지 나온다. 대통령제 3삼권분립의 국회는 여당도 대통령을 견제하기 위해 존재해야지,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만 불러대는 정권성공을 돕기 위한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 선진국 국회는 국민과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자리로 여기는데 반해, 우리 국회는 권력을 향한 개인의 출세, 가문의 영광, ‘사리사욕’을 채우는 인식에 근본적 차이가 있다. 총선은 지역, 국가 발전을 위한 미래 비전과 정책으로 당당하게 경쟁하는 장(場)이어야 한다. 끝내 제 소임을 다하지 못한다면 결국 유권자가 총선에서 표로 심판할 수밖에 없다. 공천은 상향, 하향이든 각 당이 시장에 내놓는 상품에 불과하다. 극심한 여야의 대립 속에 치러질 총선은 문재인 정부의 중간 평가적 의미와 차기 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어 명운을 건 심판론의 대결이 될 것이다. 6·25전쟁 와중에도 총선이 실시됐지만 현 국회 임기가 5월 29일로, ‘코로나 블랙홀’ 사태가 오래 갈 때는 1개월 정도 연기도 검토해 불 문제다. 총선이 끝나면 여당은 대통령에, 야당은 대표에 있던 권력이 차기대선후보로 쏠리는 재편도 보일 것이다.
 
이수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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