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의 경제이야기]전염병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COVID 19
[김흥길의 경제이야기]전염병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COVID 19
  • 경남일보
  • 승인 2020.03.0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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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서는 세상 종말이 가까울수록 여러 징조들이 나타나는데, 전쟁과 큰 지진, 기근과 온역 즉 전염병 등을 들고 있다. 이들 가운데 전쟁과 잦은 지진 현상도 심각한 문제지만, 창궐하고 있는 전염병들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의학이 고도로 발달한 오늘 날에도 갈수록 전대미문의 희귀하고도 치료 불가능한 전염병들이 창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에이즈와 에볼라 바이러스와 같은 치료 불가능한 전염병들이 확산되고 있는가 하면 새로운 형태의 바이러스들에 기인하는 전염병들이 빈발하고 있다. 지구상에서 끊이지 않는 두 가지 가장 큰 문제라면 전쟁과 전염병과 같은 질병일 것이다. 그래서 인류 역사를 ‘전쟁의 역사’와 더불어 ‘질병의 역사’라고 하는 것이다.

‘세계사를 바꾼 전염병들’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흑사병(페스트), 천연두(시두 마마), 황열(병), 콜레라, 결핵, 독감 등을 들 수 있다. 14세기 중세 유럽을 휩쓴 흑사병(페스트)은 발병 4년 만에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죽음으로 내몰았을 정도로 가공스런 전염병이었다. 장원에서 일하던 수많은 농노들이 목숨을 잃게 되자, 봉건 질서가 붕괴하면서 자본주의의 맹아가 싹트는 계기가 되었다. 국가 간 무역의 범위가 확대되고, 도시가 늘어나면서 자본가, 은행가 그리고 무역업자들의 입지가 점점 커지게 된다. 그와 더불어 새로운 종교적 사상이 퍼지면서 마침내 종교개혁과 계몽주의의 합리적 사고방식을 이끌어내며 세계사의 흐름을 돌려놓았다. 흑사병 이래로 무수한 희생자를 낳은 전염병은 1918년에 미국 시카고에서 발병하여 전 세계적으로 5억 명이 감염되고 2500만에서 1억 명이 사망케 한 범유행전염병은 ‘스페인 독감’이었다.

21세기에 들어서 발생한 전염병들로는 사스(SARS), 메르스, 신종 플루, 그리고 현재 확산일로에 있는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19에 의한 폐렴이다. 사스는 2002년 11월에 중국 광둥에서 시작하여 2003년 7월까지 전 세계 17개 국가로 퍼졌다. 중국 본토에서 349명, 홍콩에서 299명을 포함해 774명이 사망하였다. 그리고 중동호흡기 증후군 메르스는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발견된 뒤 중동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으나, 2015년 우리나라 전역에서 186명의 환자가 발생하여 이 중 38명이 사망한 전염병이었다. 2009년에 발생한 신종 인플루엔자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고에서 발생하여 214개국 이상에서 확진이 되었고 전 세계적으로 1만8500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다.

지난해 12월 중국 후베이 성 우한 시에서 처음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올해 1월 이후 급속히 확산하면서 지금은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2월 29일 현재, 발병 근원지인 중국의 경우는 그 통계를 신뢰하기 어렵지만, 확진자 7만9251명에 사망자 2912명으로 압도적으로 최고이고, 이란과 이탈리아의 사망자는 각각 54명과 34명이고 그 다음이 한국으로 22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지난달 20일에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40 여일 만에 4200여 명의 확진자가 나옴으로써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사회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엄청난 혼란과 불안이 온 나라에 엄습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활동 전반에 미치는 타격이 매우 심각하다. 생산 활동이 위축되고 소비심리는 얼어붙었고, 불확실성 증대로 기업 투자는 감소할 것이고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각국의 주가도 급락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고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소득은 더욱 줄어들고, 일자리 창출과 고용이 줄어듦으로써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가해질 엄청난 타격은 지금으로써는 도무지 가늠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이번 신종 코로나 19에 대한 정부의 대응자세와 방안에서도 숱한 허점과 문제, 그리고 한계를 드러내고 있어서 정권의 통치력마저 시험대에 오를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역사적으로 시대별로 수많은 질병이 나타났다 사라지곤 하면서 인류 문명의 흥망성쇠를 결정짓는 중요한 계기가 되어 인류사의 물길을 돌려놓았듯이, 이번 코로나19 전염병으로 말미암아 경제적인 대변혁이나 국제관계의 급격한 전환이 인류의 앞날에 어떠한 충격파를 던지게 될지 예의주시해볼 일이다.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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