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의 식품이야기]알코올 섭취와 건강
[성낙주의 식품이야기]알코올 섭취와 건강
  • 경남일보
  • 승인 2020.03.03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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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은 언제부터 인류와 더불어 희로애락의 역사를 같이 해 왔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아마도 인류역사 이전에 이미 존재하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술은 당분을 함유한 과일이 익어 땅에 떨어지고, 나뭇잎 등이 그 위를 덮어 공기가 어느 정도 차단되면 과일의 껍질 등에 존재하는 야생효모에 의해 발효되어 자연 발생적으로 술이 탄생되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각 나라의 고대 신화 속에 으례 등장하기 마련인 술은 심신의 피로를 풀어주고 활력을 주며 또 인간관계를 원활히 해주는 등 ‘백약의 장(百藥의 長)’으로 알려져 있으나, 한편으로는 인간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중독성 약물’로 지탄받는 두 얼굴을 지니고 있다. 술을 마시면 주성분인 에탄올이 주로 위와 소장 점막을 통해 혈액으로 흡수된 후 간으로 이동되어 대사되며, 소량은 흡수되기 전에 직접 위에서 대사되기도 한다. 알코올의 대사과정을 살펴보면 간에서 우선 아세트알데히드(acetaldehyde)로 산화되며, 이는 다시 아세트산(acetic acid)으로 산화된다. 술을 마시면 얼굴이 붉어지는 이유는 에탄올을 분해시키는 알코올 탈수소효소(ALDH)의 활성이 낮아 아세트알데히드가 잔존하기 때문이다. 이 농도가 증가하면 자각 신경에 자극을 주게 되어 두통이나 메스꺼움 및 구역질 등 숙취의 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물론 술을 발효할 때 극소량 생성되는 퓨젤류(fusel oil)도 숙취현상의 원인 중 하나이다.

술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해롭다. 왜냐하면 여성음주는 유방암 등 남성에게 없는 해독을 유발하며, 여성은 위장 점막의 알코올 산화효소가 남성보다 훨씬 적기 때문에 간 손상을 입기 쉽다. 또 여성은 남성보다 고혈압 발생 위험이 높고, 지속적인 음주는 조기 폐경, 불임, 월경불순, 월경통 등을 유발할 수 있고, 심지어 임신 중 음주는 기형아 출산의 원인이 되는 태아 알코올 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다. 남녀 공히 만성적인 알코올 섭취는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및 간경변 등을 포함하는 간 질환의 원인이 된다. 통계적으로 볼 때 만성 과음자의 약 90%가 지방간 증상을 보이며, 이 중 10~35%는 알코올성 간염, 그리고 10~20%는 알코올성 간경화증으로까지 발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코올은 위에 직접 작용하여 위염을 일으키고 기존의 위염이나 궤양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식도나 위장 출혈의 원인이 된다. 또 심장질환, 관상동맥질환, 부정맥 등을 유발하고 상습적인 음주는 혈압상승을 유도하는 각종 호르몬의 분비가 촉진되어 고혈압 발생률을 증가시킨다. 이외 상습적인 남성 음주자는 성욕감퇴 현상이 나타난다.

그러면 술은 어느 정도 마시는 것이 적당할까? 혈중농도, 취기상태 및 음주량과의 관계는 술을 마시는 속도, 안주의 양과 종류, 체중 및 대사속도 등의 개인차에 의하여 달라진다. 표를 보면, 얼굴이 약간 상기되고 기분이 좋아진 상태의 혈중 농도는 0.02~0.04%, 술을 마셔 거나하게 취한 상태의 혈중 농도는 0.05~0.1%이하이다. 그리고 혈중 농도가 0.31~0.40%에 이르면 혼수상태가 되고, 0.41~0.50%이면 사망할 수도 있다. 술은 과하게 마시면 독이 된다. 따라서 건강을 위해서는 금주가 최선이다. 어쩔 수 없이 마실 경우에는 혈중 알코올 농도 0.02% 전후가 적당하다.

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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