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세상
함께 살아가는 세상
  • 경남일보
  • 승인 2020.03.0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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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인 (진주시의원)
지난 1월부터 확산되기 시작한 코로나19가 블랙홀처럼 세상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있다. 평소 같으면 선거 이야기가 톱뉴스가 될 때인데 올해는 코로나19에게 그 자리를 내줬다. 학교 개학이 3월 9일에서 23일로 재차 연기 되었고, 다음 달 국회의원 선거도 제대로 치려질지도 염려스럽다.

되도록 외출을 자제하고 있지만 가는 곳마다 마스크, 경제, 신천지, 시민 모두가 극도로 예민해 있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시민께 위로가 되고 격려가 될지, 하루하루가 여간 곤혹스럽지 않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방역당국과 시민들의 노력으로 진주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지역사회가 위기에 대처해가는 모습이 갈수록 의연하고 성숙해져 간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낀다.

그러나 마스크 수급문제 등 아쉬움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코로나19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에 있어 정부 브리핑이나 안내 동영상에 수어통역이 제공되지 않다가 국가인권위원회의 지적에 따라 뒤늦게 수어통역사를 배치한 것도 그 중에 하나 일 것이다.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여전히 부족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 싶다.

진주에는 청각장애인 2233명과 언어장애인 160여 명 등 모두 1만 8017명의 장애인이 거주하고 있다. 올해 시정연설에서 중점적으로 언급된 무장애도시 제2기 기본계획과 그 세부 추진 방향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시설을 정비하고 시스템을 보완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으나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통역의 영역은 찾아볼 수가 없다.

또한 이미 전국 58개 지자체에 제정되어 있는 ‘청각장애인 지원방안을 담은 조례’가 진주시에는 아직도 제정되어 있지 않다.

지난해 장애인복지법이 개정되면서 더욱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지만, 이와 관련한 전문가 양성과 지원은 아직도 요원하다.

또한 올 10월로 예정되어 있는 의회 생방송 중계사업(예산 9억)에도 수어통역사 관련 예산은 빠져있다.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서라도 의회에서 제공·송출하는 모든 영상과 방송에 수어통역사가 배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진주지역 대표적인 행사와 공영 방송에도 ‘수어통역서비스 지원시스템’을 도입해 청각장애인의 정보 접근권(接近權)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함께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일에 여야와 진보·보수가 따로 없다.

이러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그 첫 단추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고 그 다음은 법과 제도 마련에 있다. 법과 제도는 자동차의 엔진과 같다. 엔진 없이 의지만으로 목적지까지 갈 수 없는 것과 같이, 법과 제도가 제대로 서 있지 않는다면 그 속에서 살아가는 시민의 삶은 여전히 고달프다.

작금의 국가적 위기가 법과 제도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평소에 작은 것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정성을 쏟아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는 듯하다.
 
서정인 진주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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