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위한 바이러스 대책
미래를 위한 바이러스 대책
  • 경남일보
  • 승인 2020.03.0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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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경 (경상대학교 총장)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가 혼란에 빠졌다. 인류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타날 때마다 한 국가의 일인 것처럼 “나(우리)는 모른다”라고 하다가 감염병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면 그때 대책을 세우고 관리에 들어갔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감염병은 교통의 발달과 교역의 세계화로 인해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른데도 사전에 국제적 관리체계를 갖추지 않아 큰 피해를 보게 된다.

인류는 탄생 이후 바이러스와 함께해 왔다. 가장 최초의 바이러스 감염병은 천연두이다. 이로 인해 국가의 흥망이 좌우되었고 3억 명 정도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다행히 영국인 의사 에드워드 제너가 종두법을 개발함으로써 박멸했다. 이는 인간에게 바이러스를 퇴치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 홍역과 인플루엔자도 인류를 이기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에 발생한 대표적인 바이러스인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2012년 발병 후 9개월 정도 성행),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2015년 발병 후 8개월 정도 성행), 코로나19(2019년 12월 발병 후 현재 성행)는 모두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다. 이 3가지 바이러스는 모두 동물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스는 박쥐와 사향고양이로부터, 메르스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박쥐와 낙타 등이 유력한 감염원으로 지목됐으며, 코로나19도 박쥐가 감염원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최근 유행하는 감염병 3가지 모두 동물로부터 유래했다는 점이다. 인류학자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총, 균, 쇠’에서 “유라시아의 밀집된 인구, 높은 수준의 무역, 가축과 가까운 곳에서 생활하는 것은 동물에서 사람으로 질병을 광범위하게 전염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라고 밝힌 바 있다. 우리는 동물과 사람이 동시에 걸리는 질병을 ‘인수공통감염병(人獸共通感染病)’이라 부른다.

나는 인수공통감염병 연구를 위해 남부지역에 국가연구소를 만들자고 경남일보에 2차례 기고했다. 아직 요원한 백신 또는 치료제를 개발하는 조직과 시설을 갖추어야 한다. 경제적 이익을 목표로 하지 말고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감염병을 예방하는 일에 지금이라도 나서야 한다. 현재의 코로나19 사태를 지켜보면 바이러스 감염증 발생의 원천적인 연구가 더욱 절실함을 알 수 있다.

바이러스는 날로 진화한다. 연구자의 앞선 연구가 아니면 바이러스의 진화를 따라갈 수 없다. 감염을 차단·예방하기 위해서는 국가 또는 지역적인 정책을 만들고 명확한 지침을 시행해야 한다. 다시 발생하지 않는다면 가장 좋겠지만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기에 언젠가는 유사한 바이러스가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래에 발생할 신종 바이러스에 대비하여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명백하다. 지금 시작해도 빠르다고 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의학과 생명과학 분야 연구능력은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새롭게 나타날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도록 시작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인수공통감염병에 관한 과업을 수행할 제대로 된 국가연구소를 설립해야 한다.

경상대학교는 2018년부터 부산대학교와 협력하여 양산의 부산대학교 의생명과학캠퍼스에 양산경상대학교동물병원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 동물병원은 단순한 동물병원을 넘어 동물로부터 유래하는 바이러스가 어떻게 발생하고 어떤 경로로 전파되는지 예방 방법은 무엇인지를 연구할 것이다. 두 대학 연구기관이 협업하여 치료방법을 연구하고, 최종적으로는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하는 연구도 수행할 것이다. 이러한 연구를 양산경상대학교동물병원과 공동으로 이끌어갈 국가연구소가 함께 설립돼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
 
이상경 경상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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