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코로나 19’와 교육
[교육칼럼]‘코로나 19’와 교육
  • 경남일보
  • 승인 2020.03.1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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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택 (前 창원교육장)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봄을 꽁꽁 묶어버렸다.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불신, 원망, 막연한 두려움이 정치권의 네 탓 공방에 편승하여 언론을 통해 여과 없이 전해진다. 이 와중에 전국의 모든 유·초·중·고등학교가 개학을 연기함으로써 아이들을 집안에 가두었다, 코로나19가 교육마저 멈추게 했다.

아이가 없는 학교는 학교가 아니다. 오갈 데 없는 아이가 학교에서 서성이는데 그 아이를 교실로 데려갈 수 없는 선생님의 마음은 어떨까? 아이를 온종일 돌봐야 하는 학부모는 너무 힘들다. 밖으로 내보내자니 걱정되고 집안에만 데리고 있으려니 그 역동성을 감당할 수 없다며 여기저기서 아우성이 들려온다. 아이를 맡길 데가 없는 맞벌이 부부는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며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쳐 있다. 만에 하나 이 사태가 4월 이후에도 계속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나라는 그동안 태풍이 불어도 휴업하고 황사가 심해도 휴업을 실시하였다. 근래에는 황사보다 더 심한 것이 미세먼지인데 휴업을 해야 할 상황은 앞으로 더 잦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이 앞으로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진단도 있으니 차제에 각종 재난을 당할 때 휴업만이 능사인가를 따져봐야 하겠고, 휴업을 할 경우의 생활지도와 가정학습 교육과정을 연구 개발해야 할 것이다.

재난을 당할 때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 휴업이 불가피한 조치이긴 하지만 교육의 중단으로 인식되어서는 안 된다. 실제로 입시를 준비하는 많은 아이들은 학원이나 독서실에 간다고 한다. 그리고 또 많은 아이들은 PC방이나 오락실에 가기도 하고 심지어 노래방에 가서 코로나에 감염됨으로써 당국을 당혹하게 만들었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학교 문을 닫지 않는 것이 옳지 않은가 하는 말도 한다.

재난 시 휴업 조치를 할 경우에는 학생교육에 대한 정교한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EBS 교육방송을 이용한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 운영도 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인터넷 인프라를 활용한 사이버 학교는 반드시 운용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 많은 학교가 학교홈페이지를 이용한 교육 안내와 담임과의 대화가 좋은 반응을 보였는데 이것을 더욱 발전시켜서 재난 시의 학생 관리를 체계화하면 좋겠다. 사이버 입학식과 사이버 개학식을 하거나 매일 매일 아이들의 행동을 확인하고 학습과제를 안내한다면 휴업이 교육의 중단으로 인식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저소득층과 맞벌이 부모의 가장 큰 어려움인 아이 돌봄 시스템도 지자체와 협력하여 돌봄과 배움의 기능을 더욱 정교하게 운영해야 할 것이다.

휴업은 학부모의 이해와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필자가 현직에 있을 때 황사로 휴업을 단행한 적이 있었다. 그때 어느 학부모는 ‘유치원이 쉬면 아이는 누가 돌보느냐’며 두어 시간 전화기를 내려놓지 못하게 한 적이 있었다. 이때 조금만 말실수를 해도 상부 기관에 민원을 제기하거나 인터넷에 하소연하여 담당 공무원을 곤혹스럽게 한다. 학부모의 딱한 형편을 이해 못 하는 바 아니지만 지나친 언행은 삼가야 하고 가정에서의 자녀 관리에 대한 당국의 안내를 잘 따라야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하루빨리 소멸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모든 일상이 정상화되어 학교도 다시 문을 열고 교정에 아이들이 웃고 떠들며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만들어가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이 사태로 말미암아 우리나라가 한층 발전하고 우리 교육이 성숙하기를 기대한다.
 
임성택 前 창원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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