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의병의 고장’ 먹칠한 전·현직 의령 군수
[사설]‘의병의 고장’ 먹칠한 전·현직 의령 군수
  • 경남일보
  • 승인 2020.03.18 15: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현직 의령군수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지난 17일 나란히 구속됐다. 지역사회에서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던 ‘토요애 유통’ 비리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경찰 수사 결과 이선두 의령군수는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군 농산물 유통기업인 ‘토요애 유통’의 자금 수 천만 원을 빼돌려 선거자금으로 활용한 혐의다. 오영호 전 의령군수는 이 군수의 선거자금 활용에 함께 관여한 혐의로 구속되었다. 이 군수는 또 수산물 업체 생산품을 의령군 농산물 ‘토요애’ 상품으로 등록해주는 대가로 수천만 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전·현직 군수가 전국 최저 수준의 열악한 재정구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의령군의 곳간을 털어 자기들 정치자금으로 사용했다는 의미다. 더욱이 ‘토요애 유통’은 수십억 적자에 허덕이면서 온갖 비리의혹이 제기되었던 곳이다. 이를 관리 감독해야 할 군수가 뒷돈을 챙겼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두 사람이 어떤 커넥션인지도 밝혀야 할 부분이다. 지역에서는 전·현직 군수의 비리가 그리 놀랄 일도 아니며 빙산의 일각이라는 시각이 많다. 의령군은 인구 2만7000여 명의 소규모 선거구다 보니 ‘돈만 잘 쓰면 당선’이라는 잘못된 선거 전략이 횡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를 증명하듯 이 군수는 이와는 별도로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돼 2심까지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고 대법원 확정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국난을 겪고 있는 시점에 의령군의 행정공백 장기화가 불가피해졌고, ‘의병의 고장’ 의령군민의 명예와 자존심은 큰 상처를 입었다. 공직자 비리 수법은 갈수록 교묘해지고, 공직사회의 암묵적 동조로 잘 드러나지도 않는다. 이 점을 고려하면 선출직 공직자의 비리는 지방선거만의 문제는 아니다. 선출직 공직자가 비리로 물러나면 재선거 비용은 고스란히 국민 혈세로 충당된다. 4·15 총선을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