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19, 그 이후
코로나 바이러스19, 그 이후
  • 경남일보
  • 승인 2020.03.1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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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논설위원·수필가)
신종 바이러스 코로나19로 온 세계가 곤궁에 빠졌다. 미국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통령이 직접 10인 이상의 모임은 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나섰다. 사통팔달로 트인 유럽은 국가마다 국경폐쇄는 물론 나라 안에서도 이동을 금지하는 봉쇄로 코로나 바이러스에 맞서고 있다. 마치 중세 페스트가 유행할 때 병원체를 몰라 집단 감염된 마을을 불태우면 감염숙주인 쥐는 구멍 속으로 숨었다가 사람이 사는 다른 마을로 이동, 또다시 감염을 시키는 악순환을 연상한 듯 치료약이 없는 상황에서 폐쇄 외엔 달리 취할 방도가 없는 듯 갈팡질팡이다.

그 후유증은 심각하다. 증시가 패닉상태가 되고 사람의 소통이 없으니 유통에 비상이 걸렸다. 국가 간 이동이 없어 세계의 공항이 개점휴업 상태다. 미증유의 불경기가 예고돼 미국은 기준금리를 제로페이스로 낮추고 ‘달러폭탄’을 투하하는 등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나라마다 비축된 자금을 풀고 추경을 세워 자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재난대책에 나서고 있다. 전쟁을 방불케 하는 지구촌재난이라 할만하다. 우리나라도 세계 140국이 넘는 나라가 입국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려 대통령이 직접 국가비상 경제회의를 주재하는 전방위적인 실행에 들어갔다.

다행이 우리나라에선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대세를 장악, 수습국면에 들어간 예감이지만 유럽과 미국, 일본은 이제 시작인 듯한 양상이다. 각국이 우리의 경험을 벤치마킹 해 코로나와의 전쟁에 임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드라이브 스루’이다. 차에 탄 채 코로나 감염여부를 진단하는 시스템으로 그 신속성이나 효율적 측면에서 탁월한 발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선진국에서도 뒤따르지 못하는 의료체계로 검진을 제대로 못해 감염을 양산시키는 형국인데 견줘 우리는 감염을 확인하고 감염원을 추적해 원천봉쇄하는 모범적 대처로 대세를 잡은 것이다. 국가정책에 대한 국민의 호응과 성숙된 사회분위기도 재난에 가까운 감염을 차분하게 대처해 선진국 수준을 능가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약탈과 대중의 사재기등 사회적 패닉을 걱정하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그러나 다시는 가장 기초적인 장비인 마스크대란과 같은 정책적 오류는 없어야 한다.

코로나감염은 우리에게 재난에 대한 체계적인 국가적 시스템과 충분한 의료장비, 물품을 공급할 수 있는 비상시에 대비한 제도적 장치를 요구하고 있다. 축적된 의료체계가 그나마 닥친 위기를 선봉에서 제압하고 나섰듯 준비된 매뉴얼과 축적된 장비와 물자, 경험은 재난을 극복하는 역량이 될 것이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만약 북에서 세균전을 펼치거나 화생방을 무기로 사용할 경우 어떻게 해야 하나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이런 사태를 대비해 비상 의약품과 보호장구, 식량과 생필품을 세트화한 상품을 개발해 보급하는 국가적 캠페인이 필요하지 않을까. 사태가 발생한 이후 물량확보에 나선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이미 경험했기 때문이다. 다중의 불안감은 하잘 것 없는 마스크 한 장에서 비롯됐다는 것은 뼈아픈 교훈이다.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경제적 파장에 대한 대처와 새로운 산업구조와 문화, 경제적 체질을 앞장서 개척하고 방향을 잡아 나가는 길이다. 중세의 페스트는 봉건사회를 붕괴시키고 산업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됐다. 드라이브 스루가 생선회와 돼지갈비 판매에도 이용되듯 앞으로는 사람과 사람이 대면하지 않는 거래시스템이 발달할 것이다. 모여야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온라인으로 대거 이행될 것이고 AI시대를 촉진시키게 될 것이다. 이밖에도 모든 산업과 스포츠, 감염을 가져온 대신 발상의 전환과 관념의 변혁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문화 등 사회 각 분야에서 종전의 개념을 깨는 대변혁의 시대가 도래 할지도 모른다. 역발상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 미생물인 바이러스 앞에서 무력하게 무너지는 인간의 연약함도 우리의 가치와 사고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신종바이러스 코로나19, 그 이후의 생존은 우리가 개척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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