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앞에서
거울 앞에서
  • 경남일보
  • 승인 2020.03.2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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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부 (부동산업)
문경부

 

소리 없는 거울을 대하건만 제 각각 많은 독백들이 묻어 나온다. “세월 흐름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중력의 법칙이 왜 내게도 적용되는지?” 아니면 그 생각조차도 없이 빠르게 단장을 하고 치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고, 타인인지 나인지 무의미하게 머리 매무새를 보고 옷차림을 살피며 지나는 사람들도 있다. 때로는 심각한 표정을 짓기도 하고 때로는 환한 미소를 짓기도 한다. 여전히 거울은 답이 없다. 사람들은 참으로 두려움 없이 산다.

거울을 마주 한 자신이 누구인지 아주 잘 아는 것처럼 마음의 작은 미동도 없이 태연하다. 거울은 자신을 마주하기 가장 좋은 도구다. 두려움 없이 거울을 대하는 일상은 상대에 대한 예의로 묻어 두자. 가끔 홀로의 시간이 주어 진다면 거울을 대하고 자신을 마주하라. 꾸미거나 물들이지 않은 순수한 모습으로 마주함이 좋다. 물론 처음 한 동안은 눈가의 주름이 보이고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이 보일 것이다. 그러나 좀 더 조금만 더 보고 있으면 그것은 흐릿하게 사라지고 자신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어린 시절 술래잡기놀이, 고무줄놀이, 학창시절의 아름답고 화려한 추억, 가슴 설레던 첫사랑, 지금의 아내를 만나고 남편을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거울은 무미건조하지 않다. 거울은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하고 돌아보게 한다. 자신이 두렵고 무섭다면 거울을 보라. 자신이 거만하고 교만하게 느껴진다면 거울을 마주하라. 거울은 그대가 누구인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길을 보여 줄 것이다.

살면서 우린 제대로 자신을 마주한 적이 없다. 타성에 젖은 삶은 한번도 진지하게 자신이 누구인지 묻지 않았고 알려고 하지 않았다. 언제나 타인과 비교하며 자신의 행, 불행을 생각한다. 자신의 행복과 불행이 타인에 의해서 결정되는 삶을 살고 있다면 자신의 삶이 얼마나 초라하고 비참한가? 거창하게 “너 자신을 알라” 라는 위대한 철학자의 표현을 빌리고 싶지는 않다.

현대인들의 삶이 여유 없고 바쁘다고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변명으로 일관한 삶은 아닌지 돌아보라. 무너진 일상에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한창이다.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기 더없이 좋은 요즈음, 고요한 마음으로 평정을 추구하는 노력이 필요할거다. 봄을 알린 매화와 목련은 지고 있다. 먼저 피고 일찍 진다고 서러워하지 않는다. 창공을 나는 솔개 또한 뒷마당의 장닭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거울 앞에 선 그대는 순수한 그대 자신이다. 누구를 닮을 필요도, 누구를 부러워할 이유도 없는 아름다운 그대 자신임을 명심하라. 불안하고 초조한 이 현실도 해맑은 찔레꽃 필 무렵엔 사라지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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