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친구들을 지킨다는 마음입니다”
“가족·친구들을 지킨다는 마음입니다”
  • 백지영
  • 승인 2020.03.22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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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별 진주시 교통행정과 주무관
시 공무원들 진주역 등에서 비상 근무
“코로나19 하루 빨리 종식 되길”

“휴일에 온종일 방역복을 입고 모든 승객의 발열을 확인하는 업무가 쉽지는 않지만 가족과 친구들을 지킨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22일 오후 진주역에서 만난 진주시 교통행정과 이한별(29) 주무관은 “지역 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게 남 일이 아니라고 느껴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진주시는 대구·경북 코로나19 확진자 대거 발생 직후인 지난달 21일부터 대중교통을 통한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비상 근무에 들어갔다.

매일 오전 7시부터 새벽 1시까지 진주역과 진주여객터미널 등에 시 교통환경국·경제통상국 직원 30명이 2교대로 투입돼 모든 하차 승객들의 발열을 확인한다. 심야 도착 편의 경우 운행 회사에 발열 확인을 위임한 상태다.

시작할 당시만 해도 대구·경북  승객만을 대상으로 진행됐지만, 부산지역 확진자가 증가함에 따라 지난달 25일부터는 부산발 승객도 포함됐고 이달 11일부터는 모든 지역으로 확대됐다. 일평균 발열을 확인해야 하는 승객은 진주시외버스주차장 2000명, 진주역 400명, 고속터미널 380명, 개양정류장 300명가량.

시는 이들이 열화상 카메라에서 37.5도 이상이거나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2차로 비접촉 체온 확인을 거쳐 보건소와 전화상담을 통해 대처한다. 지금까지는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해야 할 정도의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 주무관이 발열 확인에 투입된 건 이날이 4번째. 그는 “역은 실내에서 근무하는 데다 열차의 도착 시각도 정해져 있지만, 터미널은 버스가 언제 도착할지 종잡을 수 없는 상태에서 실외 텐트에서 대기해야 하다 보니 늘 긴장해야 한다”고 했다.

발열 확인에 나선 공무원들은 답답한 방호복을 입고 근무하는 탓에 땀 범벅이 되기 일쑤다. 사태가 장기화해 한여름에도 이 업무가 계속되진 않을까 두려운 이유다.

역이나 터미널에 투입되는 건 일주일에 1, 2차례지만 기존 업무도 정상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데다 언제 상황이 종료될지 몰라 부담감이 크다.

방호복을 입은 공무원들을 마주하는 승객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다.

잘 협조해주는 시민도 있지만 혹시 자신이 탄 버스·기차에 문제가 있었는지 깜짝 놀라는 승객도 적지 않다. 특히 터미널의 경우 발열 확인을 위한 텐트가 선별진료소와 비슷한 인상을 주는 탓에 거북해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하차 승객만을 대상으로 발열을 확인하는 진주와는 달리 승차 승객을 대상으로도 발열 확인을 하는 지역에서 온 경우 “탈 때도 확인했는데 내릴 때도 해야 하냐”며 불만을 제기하기도 한다. 혹시나 확진 판정을 받을까 두려운 탓인지 종종 체온 측정을 거부하는 시민도 있다. 주로 연세가 지긋한 승객인데, 이럴 때는 대화를 하면서 열화상 카메라 대신 비접촉 체온계로 발열을 확인한다.

이 주무관은 “코로나19 지역 확산을 위한 조치인 만큼 시를 믿고 협조해 주길 바란다”면서 “하루라도 빨리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고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말했다.

백지영기자


 

 
이한별 진주시 교통행정과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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