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연기 최종 결론까진 ‘첩첩산중’
도쿄올림픽 연기 최종 결론까진 ‘첩첩산중’
  • 연합뉴스
  • 승인 2020.03.23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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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축소보단 연기가 대안
경기장·숙박 등 난제 많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3일(한국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도쿄올림픽을 예정대로 7월에 개최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IOC는 17∼19일 종목별 국제연맹(IF), 선수 대표,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와 연쇄 화상회의를 할 때만 해도 도쿄올림픽 개막까지 4개월이 남은 만큼 급격한 결정을 내릴 필요가 없다며 ‘정상 개최’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런 결정에 ‘무책임하고 현실에 무감각하다’는 비판이 쇄도하자 IOC가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선수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챙겨야 하는 IOC가 이를 뒷전에 뒀다는 비난에 치명타를 맞았다.

유럽과 미국을 강타한 코로나19 사태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면서 IOC도 비상사태에 직면했다. 코로나19로 훈련장이 폐쇄된 탓에 해당 지역 선수들이 올림픽을 제대로 준비할 수 없다고 호소하자 그제야 IOC는 움직였다. 브라질올림픽위원회, 노르웨이올림픽위원회, 스페인올림픽위원회 등이 공정한 경기를 위해 올림픽을 연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올림픽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 육상협회·수영연맹, 영국육상연맹이 지원 사격을 하자 IOC의 입지가 크게 좁아졌다. 결국 IOC는 23일 전화로 임시 집행위원회를 열어 도쿄올림픽 연기를 포함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해 4주 안에 결론을 내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올림픽 ‘취소’는 의제에 올리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예상 시나리오에는 올림픽 규모를 축소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영국 BBC 방송, 일간지 가디언은 규모 축소보다는 몇 달 또는 1년 연기로 결론 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가장 중요한 건 코로나19 사태 추이다. 세계적인 대유행으로 번진 코로나19 사태가 예상보다 일찍 진정되고, 그 사이 백신도 개발된다면 도쿄올림픽은 올해 안에 열릴 가능성도 있다. 캐나다 방송 CBC는 일본 열도에 태풍이 몰아치는 9월보다는 10월이 새로운 개막 시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가을에 올림픽을 여는 건 중계권사인 미국 NBC 방송이 싫어한다. 미국프로풋볼(NFL) 등 수익과 시청률에 직결되는 자국 프로스포츠가 시즌을 시작하기에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 아예 1년을 넘겨 2021년 여름에 도쿄올림픽을 개최할 수도 있지만, 이 또한 만만치 않다.

내년 8월 7∼16일엔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린다. 그보다 앞서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7월 16∼8월 1일 일본 후쿠오카현에서 개최된다. 육상과 수영은 하계올림픽 메달이 가장 많이 걸린 종목이다. 올림픽을 빛낼 톱스타도 많아서 세계선수권대회와 겹치지 않게 올림픽 일정을 짜야 한다. 연기 기간이 짧든 길든 막대한 재정 손실은 불가피하다. IOC는 “어떤 연기든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올림픽 때 아주 중요한 몇 경기장은 대관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미 분양·입주 계약이 끝난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 문제도 도쿄조직위가 해결해야 한다. 이미 올해 올림픽 기간에 맞춰 진행한 숙박 예약, 올림픽 33개 정식 종목의 올해와 내년 일정 조정 등 IOC와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로선 풀어야 할 숙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국제방송센터와 메인프레스센터로 사용될 일본 최대 전시장 도쿄 빅사이트 역시 1년 후 대관이 어렵다. IOC와 올림픽을 연기하기로 물밑에서 교감한 도쿄조직위는 비용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새로운 개막 시점에 따른 플랜 B, C, D 마련에 착수했다. 워낙 변수가 많기에 대안은 한두 개에 그칠 수 없고, 따라서 여러 시뮬레이션을 가동해야 한다.

연합뉴스

 
IOC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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