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축제 문 닫았지만...‘바이러스’ 비상
봄꽃축제 문 닫았지만...‘바이러스’ 비상
  • 임명진 이은수
  • 승인 2020.03.23 2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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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취소에도 관광객 몰려 난처한 지자체
꽃구경 후 결국 확진자 발생 방역당국 당혹
창원시 벚꽃명소 ‘전면 폐쇄’ 초강수 나서
코로나19 사태로 봄꽃축제가 줄줄이 취소됐지만 봄나들이 철을 맞아 꽃구경에 나선 시민들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해당 지자체와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3일 경남도에 따르면 그동안 도내에서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남아 있던 함안군에 거주하는 1960년생 남성 A씨가 이날 확진판정을 받았다. A씨는 지인들과 함께 최근 전남 구례 산수유마을 야유회에 참석했다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지역의 각종 봄 축제들이 줄줄이 취소·연기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상춘객들이 몰리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감염 위험 때문에 외출을 자제했던 시민들이 날씨가 풀리면서 야외활동도 늘어나고 있는 것.

도내에서는 예정돼 있던 봄축제나 문화행사가 취소·연기된 사례가 10여 개를 넘고 있다. 진해 군항제는 지난해만 400만 명이 찾아올 정도로 인기였지만 올해는 전격 취소됐다. 양산 원동 매화축제를 비롯해 이달 말 열릴 예정인 사천의 선진리성 벚꽃축제와 통영 국제음악제, 하동 화개장터 벚꽃축제 등도 줄줄이 취소됐다. 4월에 열릴 행사도 마찬가지이다. 사천 와룡문화제가 취소됐으며 4월 17일 예정돼 있던 고성공룡세계엑스포는 9월로 연기됐다. 지역경제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다주는 축제와 문화행사이지만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문제는 이같은 결단에도 불구하고 그 의도를 제대로 살리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양산 원동 매화 축제나 전남 광양 매화축제 등의 사례를 보면 축제는 취소됐지만 꽃망울을 터뜨린 매화를 보기 위해 많은 상춘객들이 여전히 찾고 있다. 전남 구례군도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산수유 축제를 취소했지만 많은 상춘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축제를 취소한 하동 화개장터와 지리산 노고단 등 주요 명소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시민 김모(60·진주시)씨는 “지난 주말에도 지리산 노고단 등에는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코로나19 때문에 실내에만 머물다 답답해 야외를 찾았는데 마스크를 아예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결국 창원시는 진해군항제 주요 벚꽃 명소의 전면폐쇄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상춘객이 오는 것을 완전히 막지 못하기 때문에 주요 명소를 모두 폐쇄해 관광객 차단과 같은 효과를 거두겠다는 것. 진해군항제 취소에 이어 외부 방문객까지 통제하는 것은 자칫 코로나19 의심환자들이 진해를 방문할 경우 집단감염이 발병해 겉잡을 수없는 상황으로까지 치달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감염확산에 따른 주민 불안감 해소를 위해 방역소독도 강화했다. 이날 허성무 시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봄만은 진해 방문을 자제해 줄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꽃구경 나들이객으로 인한 바이러스 확산이라는 지자체의 우려는 현실화 되고 있다. 함안군에서 발생한 첫 확진자도 가까운 지인들과 전남 구례 산수유 축제 봄나들이를 나섰다가 확진판정을 받았다. 같이 간 지인들도 잇따라 확진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야외이더라도 안심할 수는 없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축제 현장 등은 최대한 자제하고, 방문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2m 이상의 거리를 둬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 반장은 “축제에 가는 것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봄꽃 축제 자체가 사람들이 모여 있을 수밖에 없는 속성을 가지고 있어 가급적 방문을 삼가는 게 좋다. 사람들이 많아 2m 이상의 간격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명진·이은수기자 sunpower@gnnews.co.kr



 
출입 통제 벚꽃 명소 진해 경화역 창원시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23일부터 출입통제를 시작한 벚꽃 명소 진해 경화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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