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칼럼]인류 역사를 바꾼 감염병들
[과학칼럼]인류 역사를 바꾼 감염병들
  • 경남일보
  • 승인 2020.03.2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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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홍 전 김해교육장
인류사회가 발달하면서 교류가 많아지면서 감염병이 발병하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16세기 스페인의 에르난 코르테스가 1000명이 채 되지 않는 인원으로 멕시코의 아즈텍 제국을 무너뜨리는 데는 ‘천연두’가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으며, 남미 안데스 고원의 잉카제국도 천연두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몰락했다고 알려져 있다. 또 중세 유럽에 확산된 ‘페스트’는 1351년까지 유럽 전체 인구의 30~40%를 몰살시키면서 중세 유럽을 초토화시켰고, 20세기 5000만 명이 사망한 ‘스페인독감’ 등 바이러스와 세균이 병원체가 돼 발병한 감염병은 인류 문명을 바꾸기도 하였다.

최대 치사율이 90%에 달했고, 살아남더라도 실명·곰보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겼던 ‘천연두’는 영국의 에드워드 제너가 1796년 종두법을 발견하여 백신 접종이 이뤄지면서 1977년 소말리아에서의 마지막 환자를 끝으로 지구상에서 소멸되었다. 비브리오 콜레라균(Vibrio Cholerae)에 의해 일어나는 수인성 감염병인 ‘콜레라’는 인도를 침략한 영국군을 통해 캘커타로 옮겨진 뒤 남극 대륙을 제외한 전 대륙으로 퍼져 나갔다. ‘콜레라’의 감염경로가 오염된 물과 음식을 통한 것이 밝혀지면서, 세계 주요 도시의 상하수도 시스템이 정비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과학과 의학기술의 발달로 점차 줄어들었던 감염병 유행은 변형 바이러스들이 출몰하면서 현재에도 여전히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감염병의 위험도에 따라 감염병 경보단계를 1∼6단계까지 나누는데, 감염병이 특정 권역 창궐을 넘어 2개 대륙 이상으로 확산되면 최고 경고 등급인 6단계에 해당되는 팬데믹을 선언한다. WHO가 1948년 설립된 이래 지금까지 팬데믹을 선언한 경우는 1968년 ‘홍콩독감’과 2009년 ‘신종플루’, 2020년 ‘코로나-19’ 등 세 차례뿐이다.

지금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는 2019년 12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처음 발생한 뒤 중국 전역과 전 세계로 확산된 호흡기 감염질환이다. 초기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호흡기 전염병이었으나, 국제바이러스분류위원회에서 2월 11일 새로운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에 의한 감염병임이 확인하고 ‘코로나-19(COVID-19)’로 명명됐다.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체로서는 바이러스와 세균이 있으며 이는 모두 미생물에 속한다. 바이러스와 박테리아의 가장 큰 차이는 스스로 생명활동을 하며 살아갈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다. 박테리아는 하나의 세포로 이루어진 단세포 생물이지만,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기관을 갖추고 있기에 양분을 먹고 스스로 유기물을 만들어 살아가면서 번식할 수 있다. 그러나 바이러스는 DNA와 RNA와 같은 핵산과 단백질로 이루어진 단순한 구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필요한 에너지나 유기물을 만들어낼 수 없다. 그래서 바이러스는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고 숙주가 되는 생물이 있을 때에만 증식할 수 있기 때문에 온전히 생물의 범주에 속하지 못한다. 크기도 박테리아는 보통 수 마이크로미터(㎛, 100만 분의 1m)의 크기로 광학현미경으로 볼 수 있지만 바이러스는 이보다 훨씬 작아서 큰 것도 수백 나노미터(㎚, 10억 분의 1m) 크기로 전자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염병의 창궐에 대비하여 법정 전염병은 질환별 특성인 물이나 식품매개 전염, 공기전염, 예방접종대상 등에 따른 군(群)별 분류에서 심각도?전파력?격리수준을 고려한 급(級)별 분류로 개편되어 제1군~제5군감염병 및 지정감염병 총 80종에서 제1급~제4급감염병 86종으로 개편되었다. 이 중에서 1급감염병은 ‘에볼라바이러스’, ‘SARS’, ‘MERS’ 등 생물테러감염병 또는 치명률이 높거나 집단 발생 우려가 커서 발생 또는 유행 즉시 신고하고 음압격리가 필요한 감염병 17종이 포함되었다. 2급감염병은 유행시 24시간 이내에 신고하고 격리가 필요한 ‘결핵’, ‘수두’ 등 20종의 감염병이 지정되었으며, 유행 시 발생을 계속 감시할 필요가 있는 3급감염병은 ‘파상풍’, ‘B,C형 간염’ 등 26종을 지정하였고, 제1급~제3급 감염병 외에 유행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표본감시 활동이 필요한 4급 감염병 ‘인플루엔자’ 등 23종이 지정되었다.

지금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사태를 비교적 잘 대응하고 있지만, 이번에 겪어본 혼란을 줄일 수 있도록 이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맞아 보건 의료 체제를 정비하고, 필요한 시설 투자를 하여 국민 의료 보건의 질을 높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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