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강하는 나뭇잎 하나
툭, 던지는 한마디
세상은 모두 순간이라고
순리대로 흘러가는 자연 앞에서 문득 인생의 내면을 차분하게 관조하는 순간을 맞닥뜨리고 있다. 계절의 경계선에서 묵직하게 다가오는 삶의 성찰이 절망을 지나 아름다운 희망에 가 닿는 것 같지 않은가. 왜 그때는 몰랐을까. 진작 알았더라면 그리 아프지 않았을 텐데. 세상은 모두 순간이며 그 순간마저도 또한 지나간다는 사실을 말이다.
2020 ‘뉴스N제주’ 신춘문예, 최초로 개설된 디카시에 2416편이 응모된 가운데 선정된 당선작이다. 찰나를 포착하는 극순간의 멀티언어예술로서 자연이 하는 말을 그대로 대언하는 에이전트 역할이 돋보인다. 어긋나는 것 같지만 결국은 겨울을 지나 봄의 순환을 기다리게 까지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어깨에 두른 시인의 카메라 내부가 소란스러울 것만 같다. 이 봄은 또 어떤 영상이 포착되었는지, 그들의 말을 심도 있게 옮겨 줄 시인의 의식이 몹시 궁금해지는 봄날이다./천융희 시와경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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