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의 경제이야기]로마네 꽁티 와인
[김흥길의 경제이야기]로마네 꽁티 와인
  • 경남일보
  • 승인 2020.03.2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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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미제라블’로 유명한 프랑스의 작가 빅또르 위고( Victor Marie Hugo)는 “신은 물을 만들었지만 인간은 와인을 만들었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와인은 단순한 술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반적으로 맛의 차원에서 그렇게 이야기 하는 것이지만, 가격을 놓고 볼 때에도 그걸 인정할 수밖에 없다. 지난 2018년 10월에 뉴욕 소더비스 경매에서 1945년산 프랑스 최고급 와인 한 병이 50만 달러(약 6억 원)가 넘는 역대 최고가에 낙찰됐었다. 이날 경매에 나온 레드 와인은 1945년 제2차 세계 대전 종전 직후 부르고녀 최고의 와인 명가 로마네-콩티가 최고 품질 600병을 한정 생산한 제품이다.

영국의 웹사이트인 Wine Searcher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50개의 와인 리스트를 수시로 발표한다. Wine Searcher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와인 50개 중에서 1위부터 10위까지 랭크된 와인은 예외 없이 부르고녀 산 와인이거나 독일의 리슬링이다. 그런데 50개 최고의 와인들 가운데 40종 이상이 프랑스 산 포도주들이고 그 대부분은 프랑스 북동부 지역인 부르고녀 산 와인이었다. 이곳에서는 포도가 완전히 익을 때 까지 가능한 한 늦게 수확하고, 반드시 사람의 손으로만 수확하며 꼭 필요한 포도가지만 두고는 모두 가지치기를 한다. 이 외에도 매년 새로운 참나무통에서 숙성시키는 등 자신들만의 비법을 철저히 수행하고 있다. 수십 년 동안 그 명성을 잃지 않고 있는 데에는 유명세를 탄 뒤에도 포도원을 넓히거나 생산량을 늘리지 않고 정량을 지켜 희귀성을 높인 노력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5헥타르의 축구장 크기의 포도밭에서 연간 7000병 정도가 생산되며 프랑스 내에서 20% 정도를 소비하고 나머지는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지로 수출된다. 부르고녀 산 와인은 대체로 레드 와인으로 와인 애호가들의 평가는 대체로 다음과 같다. “일관되고 투명한 루비 컬러에, 오래된 포도나무에서 나오는 달콤하고 풍부한 향, 써머 푸딩과 약간의 스파이시를 동반한 환상적인 향을 느낄 수 있다. 입 안에서는 우아하고 힘이 넘치며, 신선한 과일의 깊고 단단한 균형이 느껴진다. 짙은 농도, 섬세하면서도 강한 구조감, 실크와 같이 부드러운 집중도, 멋진 순수함, 마무리에서는 무겁지 않은 힘을 자랑한다.”

부르고녀 포도원은 13세기부터 17세기까지는 수도원 소유였다가 수도원이 폐지된 후에 루이 14세의 친척인 꽁티 공에게 인수되어 로마네 꽁티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 프랑스 혁명 때는 정부에 몰수되었다가 다시 경매에 내놓아져 두 명의 주인을 거치게 된다. 19세기 후반에 프랑스 전역의 포도원에 필록세라 전염병이 번졌을 때 유일하게 피해를 덜 입고 견뎌냈을 만큼 땅의 기운이 범상치 않은 곳이기도 하다. 로마네 꽁티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와인을 생산하게 된 것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부터의 일이다. 전쟁으로 일손이 부족하게 되어 생산량이 계속 줄어들자 두 번째 주인인 앙리 자이에르(Henri Jayer)는 프랑스산 포도나무를 뽑아내고 필록세라에 강하고 더 튼튼한 미국산 포도나무를 옮겨 심었는데, 그 이후부터 품질이 월등히 좋아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는 부르고녀 지역의 본 로마네 마을에서 태어나 2001년에 은퇴하여 2006년 84세로 타계할 때까지 평생을 와인에만 헌신하였다. 그런 그에게는 ‘부르고녀 와인의 신’, ‘부르고녀 와인의 거장’ 또는 ‘부르고녀 와인의 전설’ 등의 수식어들이 따라 다닌다. 사실 그는 포도재배보다는 와인 양조 자체에 더 많은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가꿔온 포도원이 도멘느 드 라 로마네 꽁티이다. DRC에서는 7대 최상급 포도주인 그랑 크뤼와인들을 만들어낸다. 라 따슈, 로마네 생 비방, 리슈부르그, 그랑 에셰조, 에셰조, 유일한 백포도주인 몽라셰(Montrachet), 그리고 이 포도원의 상징이랄 수 있는 로마네 꽁티다.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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