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녹록지않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녹록지않다"
  • 임명진
  • 승인 2020.03.2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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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1주일째 확진자 계속 나와…요양병원 교회 집단감염도 여전
유학생 교민 귀국 새 변수 등장…장기전 대비 방역·예방책 시급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전국적으로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일주일을 맞아 녹록지 않은 상황에 부딪히고 있다.

29일 경남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2일부터 4월 5일까지 15일간 고강도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개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사람들 사이의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캠페인이다.

집단감염의 우려가 있는 종교시설,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 등은 운영을 중단하는 한편 시민들도 모임·외식·행사·여행을 최대한 자제하고 생필품 구매나 의료기관 방문, 출퇴근 외에는 외출 자제가 당부 되고 있다.

정부의 이번 방침은 4월 6일 개학 시점 이전까지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감염병 전파를 차단하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하지만 반환점에 선 사회적 거리두기는 곳곳에서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 요양병원을 비롯한 교회시설 등에서 계속해서 집단 감염사례가 보고되고 있고 최근에는 해외 유학생이나 교민 등의 귀국 행렬도 줄을 잇고 있다.

신규 확진자도 좀처럼 줄어들지 않자 정부는 지난 28일 사회적 거리두기의 성과가 확실해야 생활 방역으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시점을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경남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에 들어간 지난 22일 1명, 23일 1명, 26일 1명, 28일 3명, 29일 1명 등 계속해서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주말 사이 4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애당초 기한을 정하는 것이 무리였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나온다.

신규 확진자 발생 추이가 꺾이지 않는 이유는 해외 입국자와 봄나들이객 등에서 꾸준히 확진자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 증가세 또한 예사롭지 않다.

경남의 경우만 보더라도 22일 시행 이후 발생한 7명의 확진자 가운데 4명이 해외 방문 이력이 있는 사람이다.

지난 28일 오후 9시 기준 도내 해외 입국자 관리현황을 보면, 전체 입국자는 2442명에 달하고 있다. 이중 현재 관리를 받는 인원은 1873명이며 이 중에는 확진자 5명이 포함돼 있다.

해외입국자의 감염사례가 늘면서 각 지자체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진주시는 해외입국자의 방역 안전을 위해 인천공항과 진주 간에 시가 제공하는 리무진을 운영하면서 진주 도착 즉시 검사 후 판정 시까지 안전숙소에서 대기하도록 했다.

여기에다 봄을 맞아 코로나로 피로감이 누적된 일부 사람들이 봄나들이에 나서 상춘객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도내에서도 봄나들이에 나섰다가 감염사례가 발생하면서 일부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꽃구경 인증 사진을 올리지 말자, 지금은 꽃 구경할 때가 아니다’ 등의 자정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마상혁 경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이미 전 세계적으로 유행을 하는 상황에서 기한을 정하는 것을 의미가 없다. ‘다음 주가 고비다’ ‘일주일이 고비다’ 이게 반복되다 보니 국민에게 희망 고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상당수 도내 교회들이 여전히 주말 예배에 나서고 있고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확진자가 도내에서 5명이 발생한 점도 부담스럽다. 누구로부터 감염이 됐는지 모르는 확진자에 의해 2차, 3차 감염의 우려가 늘 상존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달로 연기된 일선 학교의 개학도 다시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마 위원장은 “학교감염이 현실화할 경우에는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 특히 아이들은 무증상으로 가볍게 지나가더라도 전파력은 여전하다. 집안에 노년층이 있을 때는 치명적일 수 있다. 온라인 개학이나 연기 등 다른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 최근 늘고 있는 해외 입국자 등 신규 확진 경로에 대해 방역 대책을 적극적으로 세우지 못하면 지금까지의 감염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2주 차에 접어드는 29일 진주시 평거동 남강 둔치가 벚꽃을 보러 나온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대부분의 시민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일부는 착용하지 않고 산책에 나서기도 했다. 강변도로 가장 바깥 차선은 벚꽃을 보기 위해 불법으로 세워둔 차들이 700m 남짓 길게 늘어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백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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