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준비 부족, 불안한 온라인 개학
[사설]준비 부족, 불안한 온라인 개학
  • 경남일보
  • 승인 2020.03.3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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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확산세가 지속되자 정세균 국무총리는 어제 개학 일정과 관련해 “오는 9일부터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개학과 수능 연기가 불가피해 학생생활기록부 기입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수능이 연기 될 경우 수시와 정시 등 각종 대입 일정도 순연될 가능성이 높다.

개학이 연기될 때 학습권을 어떻게 보장하느냐 하는 점이다. 온라인 수업으로 공백을 메운다 해도 시행에 앞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디지털 격차 해소가 급선무다. 저소득층의 상당수는 컴퓨터가 없고, 자녀가 둘 이상인 집에서는 컴퓨터 1대로 감당이 어려울 것이다. 산간벽지나 돌봐줄 사람이 없는 장애인, 저학년, 성적부진 학생 등의 학습 격차 확대도 우려된다. 갑작스레 준비하는 학교도 만만치 않다. 대부분 녹화장비조차 없어 빈 교실에서 스마트폰으로 찍어야 한다. 대학처럼 화상수업에 필요한 예산을 투입하기도 어렵다.

고3학생과 학부모들은 당장 재수생들과 경쟁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을 벌여야 한다고 대책 마련에 목소리를 높다. 구제대책을 마련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등장했을 정도다.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불안한 온라인 개학은 혼선을 일으킬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다음 주 시범학교를 지정, 운영한다고 해도, 운영 과정에서 생긴 문제점을 해소하기에 남은 기간이 턱없이 짧다. 온라인 개학의 가능성을 좀 더 빨리 준비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온라인 개학을 하게 되면 평가의 공정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온라인 개학과 등교를 병행한다지만 학교 간 수업 격차 해소와 맞벌이 학부모들은 누가 애들을 돕는가를 두고 눈앞이 깜깜하다는 걱정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 차라리 개학을 미루고 여름방학을 없애는 게 맞는다는 요구도 검토해야 한다. 개학연기 직전에 원격인 온라인수업 준비를 하라는 교육당국도 한심하다. 정부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나리오별로 대책을 치밀하게 세워 대응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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